제대로 생각하고 성찰하여 ‘헛것’에 홀려 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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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생각하고 성찰하여 ‘헛것’에 홀려 살지 말라
  • 김선경
  • 승인 2017.05.2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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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 편집후기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

청년출가학교와 청년암자학교를 진행하며, 청년 멘토로 알려진 법인 스님.

스님의 글을 눈여겨본 것은 월간 〈불광〉에 ‘병 주고 약 주기’라는 연재 칼럼을 통해서다. 니체는 이십대에 병에 걸렸고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는 병이 주는 고통 속에서도 ‘병’이야말로 더욱 튼튼해지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병을 경험한 만큼 인식과 지평을 넓힐 수 있다는 것. 스님의 원고 모음을 읽으면서 나는 ‘이 스님, 병 주고 약 주네!’라고 생각했고, 약력에 그렇게 적었다. ‘잘못된 생각(병)’을 밝히고 바꾸는 ‘처방(약)’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 스님은 이 책에서 제대로 생각하고 성찰하여 ‘헛것’에 홀려 살지 말 것을 ‘직설’과 ‘공감’으로 권유한다. 밖에서 가해지는 자극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 말고, 내적인 성찰로 깨어 마음을 돌보라고 한다. 하물며 불교, 하면 떠오르는 산사의 고요한 풍경과 정갈한 발우공양에도 마음을 빼앗기지 말라고 한다. 그 너머를 보라는 것이다. 생각이 들어있지 않고 눈에 보이는 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야말로 헛것이 아니겠는가고.

세상이 점점 살기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세상 탓만 하지 말고 우리 눈에 ‘헛것’이 씌워져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볼 일이다. 행복과 성공, 사랑, 꿈에 덧씌워진 헛것들, 퍼낼수록 맑아지는 우물처럼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걷어내야 한다. 항상 듣고, 생각하고, 닦는 문사수聞思修의 수행이 스님이 사思생활이다.

우리 모두의 사생활이 이러하다면 고통 속에서도 덜 힘들고, 어렵지만 수월하게 걸을 수 있다. 스님 말대로 생각의 변화가 우리 삶을 확 바꾸지 못하더라도 지금 당장, 밥맛은 좋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맨밥을 먹는 것처럼, 천천히 곱씹어야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스님의 사思생활로 가득한 책, 스님의 사私생활은 기자들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한 대목 엿들을 수 있었다. “내 생일날이었어요. 도반들과 시내에 가서 자장면을 먹으려고 은사 스님에게 돈 좀 달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스님이 네가 태어난 날 가장 힘들었던 사람이 누구냐고 묻기에 어머니라고 했더니, 어머니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3천 배를 한 뒤 나가라고 하시대요. 그래서 옷이 땀에 다 젖도록 꼬박 3천 배를 하고 나니 해가 다 저물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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