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도 살아도 허기진 삶, 달마의 독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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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도 살아도 허기진 삶, 달마의 독한 위로
  • 양동민
  • 승인 2017.05.2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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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하라 오로지 달마처럼> 편집후기

불행하라 오로지 달마처럼
끝까지 가본 사람, 달마의 인생 공략집

웅연 지음|불광출판사|216쪽|15,000원

 

불행하라 오로지 달마처럼

『불행하라 오로지 달마처럼』, 이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사연이 많다.

온전히 달마의 삶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라 여기고 싶다. 첫 시작은 이랬다. 2년 전 이맘때였다. 불교계 기자로 일하는 저자로부터 진짜 ‘글’을 쓰고 싶다는 제안이 왔다. 한국 선불교의 원류라 할 수 있는, 중국 선종禪宗을 창시한 초조 보리달마의 삶과 사상을 작금의 현실과 접목해 창조적으로 해석해보겠다는 것이다. 솔깃했다. 누구나 달마를 알지만 아무도 달마를 모르기 때문이다.

‘달마’라는 이름은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하다.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달마야 놀자’를 비롯해, 흉화를 없애준다는 ‘달마도’로 유명하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우리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비슷한 놀이를 할 때, ‘달마가 굴렀다’라고 외칠 만큼 달마는 대중적으로 친숙한 인물이다. 하지만 달마의 실체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선종을 완성한 6조 혜능의 위광에 가리고 달마도 그림의 위세에 짓눌려, 달마의 삶과 말은 산산이 흩어져버린 것이다.

인간으로서의 달마를 복원하며 달마의 실체적 진실을 잡아보려는 작업은 월간 「불광」을 통해서 이뤄졌다. ‘보리달마 공략집’이란 제목으로 2년 연재 후 단행본으로 엮으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1년 6개월 만에 저자가 손을 놓아버렸다. 극심한 우울증을 겪는 동안, 글은 한 줄도 쓸 수 없었으며 신문사마저 휴직해야 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온 이후,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달마가 유일한 희망이었다. 유작이 될지도 모른다는 심정으로 원고 작업에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올해 「불광」 40주년을 맞아 설문조사를 실시했을 때, 가장 재미있는 꼭지로 ‘보리달마 공략집’이 단연코 많이 꼽혔다. 저자는 교계에서 가장 글을 잘 쓰는 작가로 정평이 나있다. 냉철한 글쓰기와 관련해 “날카롭기가 칼날 같고 번쩍거리기가 번갯불 같다.”는 호평을 들으며 마니아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다. 문체부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된 『길 위의 절』을 비롯해 5권의 책을 낸 바 있다.

글을 쓰다보니 막상 『불행하라 오로지 달마처럼』은 내용조차 언급하지 못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한 사람이 목숨을 걸고 쓴 책이며, 그 사람을 살아내게끔 한 달마가 주인공이다. 살아도 살아도 허기진 삶, 지금 여기, 달마의 독한 위로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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