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불화 명작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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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불화 명작강의
  • 강소연
  • 승인 2016.10.3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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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불화 명작강의
저작·역자 강소연, 정가 20,000원
출간일 2016-10-20 분야 기타
책정보 우리가 꼭 한 번 봐야 할 국보급 베스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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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위로
서양에는 <최후의 만찬>이, 한국에는 <사찰불화>가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는 종교화이면서 최고의 걸작으로 세계인의 찬사를 받는 작품이다. 이 외에도 서양에는 르네상스 시대 전성기를 맞이했던 종교미술의 다양한 작업 결과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작품이 소장되어 있는 장소는 해당 국가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이 꼭 한 번 들러야 할 여행 명소로 손꼽힌다.
서양에서 종교미술이 활발하게 일어나던 때와 비슷한 시기에 우리나라에서도 뛰어난 종교미술 작품들이 탄생했다. 대표적인 예가 불화(佛畵)이다. 한국 전통미술의 백미라 불리는 불화는 종교적 상징성과 회화적 형식미를 고루 갖춘 뛰어난 예술 작품으로 국내외 미술계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점차 대중의 관심도 높아져서 2010년 고려불화를 주제로 한 대형 전시가 성황리에 진행되었고, 최근에는 한 기업인이 14세기 고려불화 <수월관음도>를 사들여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는 소식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불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이즈음, 《사찰불화 명작강의》는 불화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미적·종교적·역사적 관점에서 친절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에 소개된 10점의 불화는 한국 불화만의 멋과 아름다움을 오롯이 간직한 국보급 명작들이다.
저자소개 위로
서울 태생으로 어린 시절을 천년고도 경주에서 지냈다. 원로미술사학자 강우방(전 국립경주박물관장) 선생의 딸로, 청소년기를 미국 보스턴에서 보냈고 케임브리지C RLS 고등학교 재학 중 한국으로 귀국했다. 문화재를 공부하기 위해 고려대·영국 런던대·서울대·일본 교토대·대만 국립중앙연구원 등을 거쳤고, 이들 전 과정을 장학생으로 수학했다. 어린 시절부터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재를 직접 보고 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성장했으며, 다양한 외국어에 능통한 국제적 감각을 가졌다. 25년의 작품 조사 경력을 가진 젊은 베테랑 학자이다. 동아시아학술원 연구원·동국대학교 불교학과 연구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디지털 조선일보 기자로 재직하였고, 홍익대학교 겸임교수로 10년간 교편을 잡았다. 수상 경력으로는 일본의 명예학술상 ‘국화상’ 장려상, 한국의 ‘불교소장학자 우수논문상’ 등이 있다. 현재는 중앙승가대학교 문화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홈페이지_ 불교장엄학연구소 www.zaririta.com)
목차 위로
1_ 명작 답사 1번지
무위사 <아미타삼존도>, <관세음보살도>

2_ 들리는가? 석가모니 말씀
해인사 <영산회상도>

3_ 찬란한 극락의 풍경
동화사 <극락구품도>

4_ 우주의 씨앗, 두루하네
용문사 <화장찰해도>

5_ 공덕으로 장엄하다
쌍계사 <노사나불도>

6_ 싯다르타 태자가 출가한 이유
법주사 <팔상도>

7_ 어머니의 이름으로
운흥사 <관세음보살도>

8_ 천지를 품는 따스한 기운
갑사 <삼신불도>

9_ 마음을 바로 가리키다
직지사 <삼불회도>

10_ 무시무시한 지옥세계
안양암 <지장시왕도>

감사의 말 | 사진 출처 | 작품 소장처
상세소개 위로
불화가 오늘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불교는 오랜 세월 우리 선조들에게 우주관·가치관·사후관에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불화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옥과 극락, 정토세계와 사바세계, 법계와 속계, 연화장세계 등.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불화가 전달하려는 뜻은 ‘삶의 바른 이치’이다. 불교에서는 불교미술이라는 용어보다 ‘불교장엄’이라는 표현을 쓴다. 사원이나 법당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장엄’이다. ‘장식’과는 다르게 ‘장엄’에는 아름답게 꾸미는 ‘행위’까지 포함되어 있다.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모든 유형과 무형의 덕행을 아우르는 말이다. 불교에서는 ‘마음’을 중요시한다. 마음이 행복과 불행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궁극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선한 마음을 가지고 한 행위가 ‘공덕(功德)’이다. 그래서 장엄을 말할 때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공덕이다. 진정한 공덕이란, 내가 아닌 타인을 돕기 위해 또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순수한 마음을 내는 것이다. 불교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행위가 바로 이 공덕이다. ‘공덕장엄’은 여기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불교의 모든 조형미술은 공덕장엄의 표현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사찰불화는 이 같은 공덕장엄의 진리가 여실하게 담긴 최고 최상의 작품이다.

전문가와 함께 떠나는 사찰불화 여행
기존의 불화 관련 책들은 대개 제작 기법이나 그에 따른 유형별 분류를 소개하는 학술서 성향이 강했다. 그래서 감상적 차원에서 작품을 이해하길 원하는 일반 독자들에게 불화의 매력을 어필하기에 다소 부족한 면이 있었다. 《사찰불화 명작강의》는 학문적 지식의 나열이 아닌 기행문 형식을 가미하여 독자들에게 읽는 맛을 선사한다. 우리나라 사찰 곳곳에 숨겨진 명작 불화를 찾아 떠나는 저자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다 보면, 마치 현장에 동행해 눈앞에서 해설을 듣듯 편안한 마음으로 불화에 대해 배우고 감상하게 된다. 작품과 사찰에 얽힌 오랜 역사와 흥미로운 일화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면서 독자들을 불화의 세계로 초대한다.

불화를 입체적으로 감상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겉으로 드러난 작법이나 가시적 아름다움만을 눈으로 좇아서는 진정한 깊이를 맛볼 수 없다. 작품이 만들어진 배경이나 그것이 담고 있는 주제 의식까지 함께 살필 때 보다 입체적인 감상이 가능하다. 《사찰불화 명작강의》는 불화의 기본적인 구도나 묘사법 같은 작품의 기술적 부분은 물론이거니와, 각 작품들에 담긴 핵심 내용(불교적 가르침)과 작품이 제작된 당시의 시대적 상황까지 두루 짚어준다. 또 불교가 낯선 이들을 위해 ‘기초공부’를 통해 불교 용어를 세심하게 설명한다. 25년 차 베테랑 미술학자인 저자의 식견과 다채로운 해설을 통해 독자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불화를 접하게 되고, 이로써 책에 소개된 작품들뿐 아니라 한국불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높일 수 있다. 불화의 현란한 장식 표현과 매끈한 곡선에서 전해지는 멋스러움 이면에 감춰진 층층의 이야기들을 꿰뚫어 보게 될 것이다.

우리가 꼭 한 번 봐야 할 우리의 명작
《사찰불화 명작강의》에 소개된 작품들은 불교에서 말하는 세상의 진면목을 아낌없이 표현한 그림들로 종교적 경지를 예술로 승화한 최상의 불교 종교화이다. 하지만 종교를 떠나 누구나 꼭 한 번쯤 봐야 할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10점의 작품 대부분은 국보·보물·유형문화재 등 국가지정문화재 및 시도지정문화재로 선정되었으며, 예술적·종교적·역사적인 면에서 매우 가치 있는 작품들이다.

● 무위사 <아미타삼존도>, 1476년, 토벽에 채색, 270x210㎝, 국보 제313호
조선초기에 완성된 탱화로, 온전한 형태로 국내에 남아 있는 거의 유일한 고려화풍의 명작이다. ‘고려시대 작풍’과 ‘조선시대 작풍’이 만나 새로운 양식을 창조해낸 작품으로 의의가 크다. 존상의 배치와 광배의 표현, 배경 처리 등에 있어서는 독창적인 조선적 표현이 보이는 반면, 세부적 묘사에 있어서는 극세필의 유려함과 화려한 장식적 특징이 살아 있어 고려불화의 귀족적 화풍을 엿볼 수 있다.

● 해인사 <영산회상도>(석가모니후불탱), 1729년, 비단에 채색, 240x229.5㎝, 보물 제1273호
해인사 대적광전에 봉안된 대작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대중들에게 설법하는 장면을 그린 것을 영산회상도라고 하는데, 여타 영산회상도가 평면적인 화면 구도를 보이는데 반해 이 작품은 원근법을 이용해 독특한 공간감을 연출했다. 부처님 몸 전체에서 섬광처럼 뿜어져 나오는 ‘광명(지혜와 자비의 빛)’의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 동화사 <극락구품도>, 1841년, 비단에 채색, 170.5x163㎝,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58호
고려시대와 조선전기에 극락세계 풍경을 기술한 『관무량수경』을 근거로 다수의 극락 그림(관경변상도 또는 관경16변상도)이 제작되었다. 이후 억불정책과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한동안 맥이 끊겼던 것이 조선후기에 새로운 형식으로 재탄생하였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동화사 <극락구품도>이다. 그림 상단의 아미타삼존, 중단의 왕생 연못, 하단의 거대한 일원상과 벽련대 배치가 다른 시대의 극락 그림과 구별되는 큰 특징이다.

● 용문사 <화장찰해도>, 조선후기, 마본에 채색, 230×297㎝
현존하는 수많은 불화와 달리 이례적인 도상을 보이는 작품으로, 추상적인 진리의 세계를 직관적이고 대담하게 표현했다. 거대한 원형 공간을 기본 바탕으로 하는 파격적인 구도를 선보인다. 이는 우주의 만물이 시공을 초월해 서로 연결되어 존재하며, 그 속에서 생성과 변화와 소멸을 거듭한다는 『화엄경』 속 우주관을 표현한 것이다.

● 쌍계사 <노사나불도>, 1799년, 마본에 채색, 1302×594㎝, 보물 제1695호
높이 13미터가 넘는 거대한 괘불이다. 매년 한 차례 쌍계사에서 열리는 보살계 수계 대법회 때 대중에게 공개되는데, 장대함 속에 화려함과 섬려한 맛이 살아 있다. 양쪽 손목에서 아래로 길게 늘어진 천의 자락에 꽃과 잎사귀, 열매와 보주 등이 피어나는 모습을 생동감 넘치게 묘사했다. 전체적으로 색조가 밝고 투명해 화사한 느낌을 준다.

● 법주사 <팔상도>(도솔래의상 부분), 1897년, 비단에 채색, 191×95.5㎝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대기 중 가장 중요한 대목을 여덟 장면으로 추려 그린 것을 팔상도라고 한다. 팔상도는 주로 대웅전이나 영산전에 봉안되는데, 특이하게도 법주사에는 ‘팔상전’이라는 팔상도 전용 목탑 건축물이 존재한다. 법주사의 팔상도와 팔상전은, 그 자체로 불화 전통에 있어 팔상도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 운흥사 <관세음보살도>, 1730년, 마본에 채색, 292×206㎝, 보물 제1694호
조선시대 불화의 특징인 녹색과 붉은색의 대비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조선후기 관세음보살도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품으로 손꼽힌다. 18세기 전반 ‘붓의 신선’이라 불리며 경상도와 전라도 일대의 불화를 담당했던 의겸 스님 작품으로 스님의 높은 정신적·예술적 경지를 엿볼 수 있다. 동시대 다른 작품들이 다채로운 채색을 활용한 반면, 이 작품은 채색의 강약을 과감히 조절하고 산수화 같은 배경 처리로 현실적 공간감을 부여했다.

● 갑사 <삼신불도>, 1650년, 마본에 채색, 1086×841m, 국보 제298호
임진왜란이 끝난 뒤 희생된 뭇 영혼들을 달래주기 위한 대규모 공동 천도재 때 사용할 목적으로 16세기 전반부터 초대형 괘불이 제작되었다. 갑사의 삼신불도 역시 그중 하나이다. 대승불교의 회통적 세계관을 구현한 작품으로 전체적으로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10여 년 전 개산대제(開山大齋)와 함께 거행된 영규대사 추모재 때 펼친 이후 현재는 보수 중이며, 언제 다시 펼칠지 기약이 없다고 한다.

● 직지사 <삼불회도>(약사불도_644×238㎝, 석가모니불도_644×298㎝, 아미타불도_644×238㎝), 1744년, 마본에 채색, 보물 제670호
대웅전 불존 조각상 뒤의 후불탱으로 세 작품이 하나의 세트로 제작된 것이다. 전체 구도는 가운데 석가모니 부처님이 설법하는 영산회상이 있고, 동쪽으로 약사불의 동방유리광정토와 서쪽으로 아미타불의 서방극락정도가 위치해 있다. 이 세 부처(석가모니불, 아미타불, 약사불)는 임진왜란 이후 피폐해진 현실에서 민중들의 가장 큰 신앙 대상이었는데, 이러한 현실적 요구가 조형으로 구현된 것이다.

● 안양암 <지장시왕도>, 1930년, 비단에 채색, 407×238cm, 서울특별시문화재자료 제16호
괘불의 주제는 노사나불이거나 석가모니불인 경우가 많고, 그 구성도 간단한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부처가 아닌 지장보살을 주제로 삼고, 한 화면에 여러 시왕들과 지옥의 풍경을 등장시킨 매우 독특하고 보기 드문 구성의 작품이다. 도상의 본연적인 의미를 십분 살리면서도, 흥미로운 회화성과 과감한 표현력을 내뿜는 창의적 작품이다.
책속으로 위로
〈아미타삼존도〉의 형식적 특징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화면 가운데의 아미타 부처님 몸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서기(瑞氣: 상서로운 기운)가 포착됩니다. 서기는 먼저 다채로운 문양의 광배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극히 화려한 층층의 광배로도 모자라서, 급기야 화면의 바탕을 가득 채우며 뭉게뭉게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고려불화의 광배 표현은 투명합니다. 불성에서 퍼져 나오는 오묘한 적멸의 빛을 금선의 테두리만으로 표현했습니다. 불성은 인격화된 모습의 부처님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그 원형적인 모습에 충실하여 여의주(如意珠) 또는 보주(寶珠)의 상징체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 24쪽

불화에서 주의해 보아야 할 가장 핵심적 표현은 ‘광명’입니다. 광명이란 무명과 번뇌를 비추는 지혜와 자비의 빛입니다. 이 지혜와 자비의 빛은 중생을 일깨우는 불성(佛性)입니다. 불성을 의인화한 부처님과 보살님의 몸에서는 항상 청정한 광명이 발산됩니다. 이 광명을 두광(頭光)과 신광(身光)의 광배로 표현합니다. 본 불화에서는 광명의 표현이 유난히 상서롭습니다. 둥근 광배뿐만 아니라, 섬광과 같은 빛줄기의 방사로 이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몸 전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빛줄기들이 사방팔방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 55쪽

자금, 자마금 또는 자마황금은 상서로운 자색(紫色)이 감도는 최고 품질의 황금이라고 합니다. 지구상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빛깔입니다. 황금의 품질은 총 9급으로 나뉘는데 그중 최상급이 자마금입니다. 주로 인도의 염부나무 숲속에 흐르는 강바닥에서 채취되는 사금이 자마금에 해당하여 이를 염부단금(閻浮檀金)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니 지상에서 볼 수 있는 최고 최상의 빛깔에 아미타 부처님을 비유하고 있습니다. ─ 82쪽

본 불화에서는 추상적인 진리의 세계를 그대로 표현한 대담성이 보입니다. 거대한 원형의 공간을 기본 바탕으로 하는 파격적인 구도입니다. 가장 외곽의 무지개색 원은 10개의 세부 층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빨강·파랑·녹색·황색 등으로 보이는 원의 레이어를 들여다보면, 각 레이어마다 다시 다채로운 색의 스팩트럼이 펼쳐집니다. 비슷한 톤의 조금씩 다른 색깔들을 순차적으로 사용하여 강렬한 에너지가 확장되는 듯한 효과를 창출했습니다. ─ 109쪽

기존의 괘불 관련 논문이나 책자를 보면, 이같이 많은 장식을 한 존상을 보살님이라고 잘못 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세음보살이나 미륵보살 등으로 추정하기도 하는데, 이는 오류입니다. 물론 〈노사나불도〉의 존상은 보관을 쓰고 긴 보발을 늘어뜨리고 천의를 걸치고 영락으로 장식하고 있습니다. 이는 틀림없는 보살의 형식적 요소들입니다. 반면 부처님은 법의 하나만 정갈하게 걸치고 나발에 육계를 갖춥니다. ─ 141쪽

다양한 장면들이 한 화폭에 어우러져 있지만, 시선은 마야부인과 코끼리 탄 보살님의 두 장면 사이를 왔다 갔다 하게 됩니다. 마야부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코끼리 탄 보살님이 몸으로 들어오는 것이 꿈이겠지만, 코끼리 탄 보살님의 입장에서 본다면 마야부인이 있는 속세가 꿈입니다. 법계의 장면과 속계의 장면이 연결되면서 석가모니 부처님이 입태하는 생생한 장면이 드라마틱하게 연출됩니다. ─ 166쪽

이때를 기려 제작된 일련의 불화들은 법당 장엄이라는 기본적인 기능과 더불어, 전란 때 희생된 승병들의 영가추모라는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그중에서도 고아한 품격을 자랑하는 〈관세음보살도〉를 소개합니다. 이 불화는 조선후기에 그려진 수많은 관세음보살도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보통 조선후기 작품들은 색채가 진하여 심지어 탁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시대의 전반적인 경향이 그러한데, 주로 녹색과 붉은색이 점점 진해져서 그림 전체가 농후한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 174쪽

괘불은 전란 때 사망한 전사자들을 비롯해 바다와 육지에서 희생된 뭇 영혼들을 위한 대규모 공동 천도재 때 사용됩니다. 장기간의 전쟁으로 인해 희생된 수천 수백 명의 영가들을 천도하기 위해서는 아주 큰 불단이 필요했습니다. 천도재를 지내기 위해 끊임없이 사찰로 몰려드는 사람들을 감당하기에 법당은 역부족이었습니다. 이에 야외에 불단이 차려지고 십 리 밖 멀리에서도 볼 수 있는 초대형 크기의 괘불이 허공에 걸리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법당이 좁아 대중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을 때, 야외에 단을 차려 자리를 마련하는 것을 야단법석이라고 합니다. ─ 204쪽

보통 법당에 걸리는 후불탱은 앞의 조각상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의 불상과 겹쳐져서 후불탱의 부처님이 상반신만 조금 보이거나 아예 안보이기도 합니다. 또 공간이 비좁아서 후불탱과 조각상이 너무 가깝게 붙어 있어 불단의 옆이나 조각상의 뒷면을 기웃거려야 겨우 후불탱을 볼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직지사 대웅전의 경우에는 후불탱과 조각상 불존들의 전모가 십분 드러나게끔 배치하였습니다. ─ 232쪽

무간지옥에서 무간(無間)은 ‘사이가 없다’라는 뜻인데, 고통이 쉬지 않고 계속되어 간극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산스크리트 아비치(Avici)의 어원을 갖고 있는데 이를 음역하여 아비지옥이라고도 칭합니다. 규환지옥(叫喚地獄)은 고통스러워서 울부짖는 비명 소리가 끊이지 않는 지옥을 말합니다. 아비지옥과 규환지옥을 합쳐놓은 것 같이, 차마 눈 뜨고 보지 못할 참상을 일컬어 아비규환이라고 합니다. 어마어마하게 큰 무쇠솥에는 쇳물이 펄펄 끓고 있고, 야차는 차례로 대기하고 있는 중생들을 한 명씩 집어 들어 거꾸로 처넣고 있습니다. 여기에 떨어지면 뜨거운 쇳물에 삶기는 고통을 받게 됩니다. 부처님의 계율을 깨뜨리거나, 불을 질러 많은 생명을 죽이거나, 불에 태워 살생을 하거나 그 고기를 먹은 자가 가는 지옥입니다. ─ 2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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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보 ] “석가의 진리 알아야 불화에 담긴 뜻 보인다” 2016-11-01
[ 서울신문 ] “이타심 담은 한국 사찰불화 기독교 걸작 성화 못지않아” 2016-11-03
[ 오마이뉴스 ] 석가모니부처는 쉰둥이 2016-11-04
[ 내일신문 ] [신간│사찰불화 명작강의] 우리에게도 걸작 종교화가 있다 2016-11-04
[ 천지일보 ] [신간] 사찰불화 명작강의 2016-11-04
[ 매일경제 ] [저자와의 대화] "우리의 佛畵, 르네상스 미술만큼 뛰어나" 2016-11-04
[ 현대불교신문 ] 불화가 전달하려는 참뜻은 ‘삶의 바른 이치’ 2016-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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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 강소연 교수 전국 사찰의 10대 명작 불화를 불교 교리와 함께 풀어 소개 2016-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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