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불교] 미국 속의 티벳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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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불교] 미국 속의 티벳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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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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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불교

1950 년대 말 중국이 티벳을 침공했을 때 티벳의 종교 지도자일 뿐 아니라 국가 원수인 달라이 라마는 미국, 영국, 인도 등 열강에 특사를 보내 자신들의 위급한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청하려 했다. 그러나 당시의 미 대통령은 특사의 접견조차 거부했다. 결국 티벳은 '59년 중국에 강제 복속 당하고 달라이 라마는 인도로 망명하게 되었다.
30년이 지난 1989년, 달라이 라마가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이 쾌거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 인사들이 다름 아닌 미국인 석학들이었다. 하바드 대학의 터어만 교수와 홉킨즈 교수들이 바로 그들이다.
수상결정이 발표될 당시 달라이 라마는 미국을 방문 중에 있었다. 그는 이 기간 중에 미국 위스콘신 주의 메이슨에 있는 티벳 사찰 디어파크(녹야원)내에 건립된 칼라 차크라 탑 봉헌식에 참가하여 법문을 했다.
그가 행한 법어는 단 한 줄이었다.
"여러분! 여러분들 마음에도 지혜와 자비의 탑을 세우십시오."
어떠한 경우에도 인간에 대한 신뢰를 포기하지 않는 그의 자비와 지혜의 법음은 이제 미국인들의 가슴을 녹이고 있는 것이다.
'94년 말 현재 미국 내에는 225개의 티벳 불교 사찰이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라마라 불리우는 티벳 승려는 50여 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즉 대다수의 사찰이 승려 없이 신도를 중심으로 꾸려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사실은 뉴욕에 있는 티벳 사무소(Offfice of Tibet, New York)의 홍보 서기관 앰플 샴펠 씨가 필자에게 직접 들려준 것이다.
지난해 연말 필자는 테벳 뉴욕 오피스를 직접 방문했었다. 이 오피스는 티벳 망명정부의 일종의 대사관, 문화원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뉴욕 맨하탄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지역의 주거용 아파트 두 층을 사용하고 있는 협소한 규모였지만 10여 명의 상근자들은 무척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오피스 전면에는 우리 불교기와 비슷한 티벳 국기 그리고 달라이 라마의 천연색 대형 사진이 걸려 있었다. 벽을 가득 메우고 있는 각종 홍보책자와 서적류들이 대부분 영어로 되어 있는 것이 이채롭게 느껴졌다. 일찍부터 영어권에 대한 공략이 티벳 불교 발전과 나라 독립의 관건임을 인식한 티벳 불교인들의 적극적인 포교 정책의 산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티벳 불교의 미국진출의 연원은 라마와 링포체들이 방미하여 뉴저지 주에서 법회를 가졌던 50년대 중반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본격적으로 포교활동을 펴기 시작한 것은 트룽파 룰크 스님이 1970년 버몬트 주 바넷 시에 수도원을 건립한 이후로부터 알려져 있다. 티벳 불교의 4대 종파의 하나인 카규파(Kagu-pa) 종단 소속인 이트룽파 룰크 라마는 버몬트에 이어 콜로라도 볼더에도 수도원을 건립하였고 콜로라도 주립대학에 초빙교수로 위촉되어 불교학을 강의하는 등 정력적인 활동을 벌여 미국 내에 티벳 불교가 펼쳐지는 기반을 닦았다고 평가되고 있다.
70년대 후반에는 구루파(Geluk-pa) 종단의 완가르 링포체가 하바드 대학에 초빙되어 유수한 미국인 제자들을 배출했고 '81년에는 앞서 소개한 위스콘신 메이슨에 대형 사찰 디어파크가 건립되기에 이른다.
이밖에도 뉴욕 인근 킹스톤에는 '카르마 드리야나 다르마차크라'가 건립되어 있다. '78년에 건립된 이 사찰은 건축비로만 3백 50만 달러가 들었을 정도로 대규모이며 법당에는 5백 명이 들어 갈 수 있다. 대부분의 비용이 미국인 신도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티벳 불교는 앞서 언급한 카규파, 구루파, 이외에는 링마(Nylngma), 사카야(Sakaya) 등 4개의 종파가 있는데 킹스턴의 카르마 트리야나는 카규파 소속이고 위스콘신의 녹야원은 구루파 소속이다. 그러나 이들 네 종파는 미국 내에서도 서로 잘 협력 협조하고 있다. 명확히 말하면 달라이 라마는 구루파의 지도자이지만 다른 종파에서도 그의 권위와 법력을 크게 존중하고 있다.
탄트라 불교라 불리우는 티벳 불교는 스승과 제자 사이에 은밀히―법어―전해지는 밀교의 전통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티벳 불교에서 윤회에 의한 환생이 중시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들도 익히 알고 있는 바이다.
이 때문인지 티벳 불교에서는 라마라 불리우는 승려, 그리고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다른 불교 종파에 비해 월등히 높다. 우리는 불법승 삼보에 귀의한다고 하지만 이들은 삼보 앞에 구루(Guru, 스승)를 넣어 4보에 귀의한다고 한다. 스승이 있어야 삼보도 알 수 있고 불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내의 티벳 사찰은 다른 나라의 불교사찰과는 달리 일반인을 위한 주말 등의 정기법회가 없고 다만 하루가 되었더라도 절에 들어가 일정에 따라 수도를 닦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물론 부처님 오신날이라든지 달라이 라마의 탄생을 등의 특별한 날에는 일반에게 공개되는 특별 법회가 열리고 있기는 하다. 티벳 불교의 또 하나의 특징은 링포체 중심의 불교라는 점이다. 링포체는 우리 식으로 말하면 일종의 포교사를 일컫는 말이다. 차림새는 승려와 같지만 실제로는 가정을 꾸리고 있어 사찰로 출퇴근하면서 신도들을 교육하는 직책이다. 최근 미국 내 티벳 사찰에 가보면 벽안의 링포체들이 즐비하다.
티벳 불교 사원에 가보면 평일에도 주차장이 가득 차 있을 정도로 일반 신도들의 참여가 높다. 물론 신도의 절대 다수가 미국인이다. 정확한 신도 수 통계는 나와 있지 않지만 사찰의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수료한 미국인의 수는 수백만에 이른다는 것이 티벳 오피스의 주장이다. 물론 여러 수행 프로그램에 중복으로 등록한 경우가 많을 것이며 또 한차례 등록했다고 해서 모두 독실한 불교신도가 되었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미국인들이 호응도와 참여도는 부러움을 사고도 남음이 있다.
구체적 통계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티벳 불교의 미국 포교가 성공했다고 단언하기에는 다소 섣부른 감이 없지 않으나 티벳 불교가 미국 내에서 일본이며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권 불교 전체를 통틀어 가장 활발한 포교 활동을 펼쳐 미국인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다는 사실이다. 미국 내에서 불교 및 동양 사상, 철학 서적 판매점에 가보면 절반 가량이 티벳 불교 계통이며 대부분 영문으로 되어 있다.
왜 티벳 불교가 이처럼 성공을 거두고 잇는가?
서울문리대를 나온 뒤 '66년 문교부 선발 유학생으로 도미하여 현재는 미주 현지에서 불가에 입문, 수행중인 신오성 씨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들고 있다. 우리의 포교 현실을 생각하면서 그의 지적을 인용하는 것으로 미국 내 티벳 불교 현황에 대한 간략한 보고를 마친다.
첫째, 경전 번역이며 포교에 있어서 영어의 필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했다. 둘째, 달라이 라마와 같은 인류의 사표가 될 수 있는 진정한 스승이 있었다. 셋째, 스님들의 정진과 수행의 정도가 높았으며 물욕을 초월하고 있다는 점이 여러 경로에서 입증되었다. 넷째, 고집스러울 정도로 자신들 고유의 수행과 수도 방식을 고수했다. 다섯째, 미국 내 젊은 지식인을 상대로 포교활동을 펼쳤다.

본 기사는 불광 사경불사에 동참하신 배지숙 불자님께서 입력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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