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밝히는 등불들] 혜능 보육원 왕도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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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밝히는 등불들] 혜능 보육원 왕도윤 원장
  • 한상희
  • 승인 2007.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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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키워가는 자비의 손길

맑고 청정한 청주의 하늘. 톨게이트를 들어서자 길가 양옆으로 시원스레 뻗은 가로수의 짙은 녹음이 싱그러운 여름의 내음을 뿜어내고 있었다.

기자가 찾아간 곳은 청주시 청원군 옥산면 환희리 나즈막한 산자락에 자리답은 해능 보육원.

그곳은 70여 명의 보육원 아이들과 원장을 비롯, 10명 남짓한 직원들이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행복을 키워가는 자비(慈悲)의 보금자리다.

잔디가 깔린 넓은 마당을 질러 현대식 원사 사무실로 들어선 본 기자를 당황케 한 것은 다름아닌 보육원 왕도윤 원장(91세)의 모습이었다. 그것은 기자가 내심으로 그려본 고통에 찌들어 주름살 깊게 패인 속세 노인의 모습이 아닌, 마음의 평온함을 가진 자만이 자아낼 수 있는 안심(安心)의 경지에 이른 보살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사회적 방관과 부모의 무책임으로 수많은 아이들이 세상에 내팽개쳐진 채 고통받고 있지. 이들의 미래는 바로 우리 어른들이 거두고 책임져야 해.”라며 사회의 좀더 적극적인 관심을 권고하는 그는, 90이 넘은 노령임에도 불구하고 흐트러짐 없는 목소리로 정정하게 자신의 소신을 말했다.

1927년부터 18명의 고아들을 돌보기 시작한 이래 70여 년 동안 이 일에 평생을 바쳐온 왕도윤 원장, 그는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불교전문대학을 졸업, 사업을 하는 여필규 씨와 결혼을 한 후 자신의 집에서 길거리를 방황하는 고아 한두 명씩을 데려다 밥을 먹이고 잠을 재워준 것이 인연이 되어 일생에 걸친 큰 원력을 세우게 된 것이다.

해방 직우, 남편과 사별한 후 재산을 정리해 혼자서 고아들을 보살피던 왕도윤 원장은 6?25가 터지자 그들과 함께 피난길에 오르게 되었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아와 공포에 허덕이는 전쟁 고아들을 외면할 수 없었기에 아이들의 수는 오히려 하나 둘 씩 늘어 무려 2백50여 명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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