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心詩心] 고향으로 가는 길 평탄도 하고 / 인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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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禪心詩心] 고향으로 가는 길 평탄도 하고 / 인권한
  • 인권한
  • 승인 2007.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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禪心詩心

요즘 우리나라 굴지의 해운재벌 모회장의 투신 자살과 거기 따르는 후속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또한 거기에 따르는 또다른 이야기와 이야기는 꼬리를 물고 끝이 없다.

그런데 이와같은 다양한 이야기 속에 숨겨져 있는 한 가지의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한 사람의 죽음에 대한 태도와 그 방식, 그리고 그의 죽음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이것은 태어날 때부터의 숙명이다. 누구도 이 자연의 섭리를 거역하지 못한다. 그러나 어리석은 속인들은 마치 자기는 영생이라도 할듯이 착각을 하고 살아간다. 오래 살기 위하여 한없는 욕심을 부리며 별짓을 다 한다. 죽음을 싫어하고 두려워 하며 죽음 앞에 비굴하고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친다. 뿐만 아니라 자기가 잘 살고 오래 살기 위하여는 남은 못 살아도 좋고 심지어 죽어도 좋다는 생각과 행동을 한다.

자살만 해도 그렇다. 생명은 경건한 것이기에 함부로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사회적, 가정적 측면에서나 종교적, 윤리적 측면에서 자살은 비도덕적 행위다. 하물며 절실한 참회에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부정을 은폐하기 위하여, 또 비리의 탄로가 두려워 자살이란 방식을 택하고, 더구나 마지막 가는 마당에 특정인을 지목 저주한다고 할 때, 그것은 올바른 죽음의 태도라고 할 수 없다.

우리는 한사장의 죽음에서도 하염없이 어리석은 속인들의 사생관을 대하면서 씁씁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사실 그가 죽음에 대한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언제가는 빈손으로 죽는 것이 인간이라는 생각을 하였더라면 그렇게 부정한 방법으로 엄청난 재물을 탐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죽음이 어떻다는 걸 정확히 인식하였다면 엄청난 사건을 저질러 놓고 부모처자를 남긴 채, 남을 저주하면서 스스로 생명을 포기하는 비윤리적 방법을 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불교에 선서(善逝)라는 말이 있다. 여래십호(如來十號) 중의 하나인 이 말은 참된 죽음을 의미하는 말로 구체적으로는 깨달음의 피안으로 간 채 미망(迷妄)의 세계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 이와 유사한 선종(善終)이란 말은 천수를 다 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유종의 미를 거두며 일생을 마친다는 말이다. 모두 죽음을 초월하여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으며 죽음을 뜻있게 받아들여 기꺼이 죽음의 길로 가는 불교적 사생관이 잘 나타난 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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