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정도 경영] 기업의 목적은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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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정도 경영] 기업의 목적은 행복이다
  • 이언오
  • 승인 2017.01.0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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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의 사장

기업의 목적은 행복이다

얼마 전 한 기업가의 회고록이 발간되었다. 광림기계 윤창의 사장의 『기업을 화두로 품다』이다.

얼마나 가슴에 사무치는 사연이기에 기업을 화두로 삼았을까. 대학 1학년 경제원론 첫 시간. 그는 담당 교수의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경제단위’라는 말에 거부감을 느껴 강의실을 뛰쳐나갔다. 돈을 목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잘못이라 여겼던 탓이다.

40세 되던 해에, 다니던 대기업에서 나와 창업을 했다. 20년 사업을 하되 전반은 영리, 후반은 공익을 추구하기로 다짐했다. 그와 부인은 1개월간 단식과 명상을 하는 것으로 각오를 다졌다. 특장차라는 좋은 아이템에 기술력·영업력이 뒷받침되어 매출이 매년 2배씩 늘어났다. 창업 10년이 지나 산림경영을 위한 공익법인을 세우고는 본인 소유 주식을 전부 기부했다. 그때까지 업무를 도와주었던 부인은 퇴직금을 받아 천안의 한 사찰에 보시를 했다. 호사好事 뒤에 다마多魔인지, 경쟁사 음해와 권력기관의 감사에 시달리다가 부도를 냈다. 공익의 의도는 좋았으나 기업이 적자를 내서 좌초했다. 이후 그는 시골로 내려가 두문불출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사는 요즘이 오히려 행복하다고 말한다. 광림은 다른 회사에 인수되어 되살아났으며 여전히 건재하다.

기업은 이익을 내야 존속하고 세상 행복에 기여해야 의미를 갖는다. 이익과 행복을 함께 추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익과 행복 중 하나를 택해야만 한다면 무엇이 우선인가. 기업은 이익을 내고 자금을 순환시켜서 살아간다. 사람으로 치면 이익은 영양분, 자금은 피에 해당한다. 영양분이 혈관을 타고 흘러 생명이 유지된다. 그래서 다들 먹는 것에 집착한다. 하지만 영양분이 쌓여 병들고 흐름이 막혀 죽는다. 생각의 탐욕처럼 몸의 식탐이 고통의 원인이 된다. 기업도 이익에 집착해서 고통을 자초한다.

사람은 어릴 때부터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고 배운다. 도덕교과서는 행복을 누릴 권리와 나눌 의무를 강조한다. 그런데 사람이 만든 기업은 행복이 아닌 이익을 목적으로 삼는다. 온전히 행복을 지향하더라도 고통이 필연적으로 따라온다. 기업이 고통을 주는 이익을 쫓고 있으니 당연히 행복하지 않다. 생각 없이 그러니 어리석고 알면서도 빠져 나오지 못하니 애처롭다.

톨스토이 소설 『안나 카레리나』의 첫 부분. “행복한 가정은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각자의 이유가 있다.”고 나온다. 수많은 조건이 충족되어야 행복하며 하나라도 빠지면 고통스럽다는 뜻이다. ‘제악막작 중선봉행 諸惡莫作 衆善奉行, 악은 개별로 여럿이며 선은 무리를 이룬다.’와 통한다. 기업은 이익을 포함해서 다양한 조건을 고르게 갖추어야 자신과 세상이 행복해진다. 이익은 최우선해야 할 목적이 결코 아니다. 행복 목적을 위해 충족시켜야 할 수단들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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