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정신치료] 세상이 움직이는 원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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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정신치료] 세상이 움직이는 원리2
  • 전현수
  • 승인 2016.10.0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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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움직이는 원리 2

사실과 진실에 바탕을 두고 다른 사람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불교적 인간관계의 근본입니다. 다른 사람한테 도움이 되면 나한테도 도움이 됩니다.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주면 나한테도 피해가 옵니다. 우리가 어떤 사실을 말할 때 갖춰야 될 다섯 가지 요소가 있어요. 우리는 그냥 막 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디가니까야』 29번째 경인 「정신경淨信經」에 그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말할 때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말하고자 하는 것이 사실이어야 하고, 가치 있는 것이고,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어야 하고, 적절한 때에 적절한 표현을 갖추어 말하는 것입니다.

남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가 우리 마음에 따라 움직이듯이 남도 그 사람 마음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그 사람 마음속에 뭐가 있나, 이것을 알아야 되는데, 바로 그 마음을 아는 것이 공감입니다.

심리치료나 정신치료, 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게 공감입니다. 훌륭한 치료자가 되려면 공감 능력을 배양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남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도와주고 같이 공존하기 위해서 공감을 해야 됩니다. 공감이 어느 정도 돼 있냐에 따라서 인격이 어느 정도 성숙한지, 또는 인간관계를 어느 정도 잘 할 수 있는지 결정됩니다. 공감 능력은 공감 훈련을 통해 배양됩니다. 내 생각만으로 저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그 사람 속에서 일어나는 걸 알려고 노력하는 게 공감이에요. 공감이 완전히 된 거는 타심통他心通입니다. 타심통 있기 전엔 완전한 공감은 안 됩니다.

제가 1990년에 개업했는데, 환자가 오면 항상 하는 게 있습니다. 나를 딱 스톱하고 환자 마음에 들어가려고 엄청 노력했습니다. 나를 스톱하고 환자하고 같이 움직이는 거예요. 환자하고 같이 움직이는데, 이때 저에게 뭔가 감지가 되어 환자에게 말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 환자는 자기 마음인데, 그 마음을 바로 보지 못한 경우에, 그 감지된 말이 환자에게 도움이 됩니다. 환자는 정작 자기 마음이면서 그건 생각 못해봤던 거예요. 환자와 공감하면서 이렇게 할 때 치료에 상당히 효과가 있습니다.

환자들이 이런 이야기를 가끔 해요. 이상하게 밖에서는 남이 뭘 말해도 잘 안 듣게 되는데, 여기서 치료자가 말하면 듣게 된대요. 제가 그걸 가만히 생각해보았습니다. 그 사람 마음에서, 그 사람이 돼서, 그 사람 속의 내면의 소리를 들려주니까, 듣게 되는 거지요.

평소에 사람을 많이 관찰하면 어떤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이 빨리 파악됩니다. 애기도 관찰하고, 어른도 관찰하고, 잘 사는 사람은 왜 잘 사는지, 못 사는 사람은 왜 못 사는지, 누가 이혼을 했으면 왜 했는지, 행복하게 잘 살면 왜 잘사는지, 동료 치료자를 볼 때는 저 사람이 내가 없는 걸 어떻게 가지고 있는지, 가지고 있는 경우 어떻게 그게 가능했는지, 그것을 자꾸자꾸 보다 보면 끊임없이 나의 능력이 커집니다. 내가 공감을 했나 안 했나 하는 확인은 그 사람이 해주는 겁니다. 그 사람 마음이 어떤가는 그 사람만이 아는 거예요. ‘저 사람 마음이 과연 어떨까?’ 할 때 그 사람이 말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정말 알기 힘듭니다. 그런데 뭐라도 말해주면 그 말을 따라 그 사람의 마음으로 가면 그래도 좀 알 수 있거든요. 그래서 누가 말해주면 나한테 욕을 하더라도 좋은 거죠. 그 사람 마음을 알게 해주니까.

그러니까 공감하는 마음이 되면 세 가지 이익이 생겨요. 첫째는 남의 마음은 내가 알기 어렵다는 걸 알게 됩니다. 다른 사람 마음은 내가 들어가기 어려운 거대한 세계라는 걸 알 수 있게 돼요. 그 다음은 그 사람의 마음을 알려주는 건 결국 그 사람이 하는 말인데, 그 말을 해주면, 설사 나를 비난하는 말이라도 ‘아 저 사람 마음이 그렇구나.’하고 고맙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 이익은, 남 마음을 알려고 하면 남 말을 잘 듣지 않습니까? 그러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야 저 사람은 진짜 내 말에 경청하고 잘 듣는구나. 나를 존중하구나.’ 해서 좋은 인상을 받아요. 세상의 이치를 실천하기 위한 기반이 바로 공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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