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엔 사찰도서관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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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엔 사찰도서관에 가자
  • 불광출판사
  • 승인 2016.09.0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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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사찰도서관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맑은 날엔 사찰도서관에 가자 

전국 사찰도서관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그곳엔 모든 기쁨이 있다. 따뜻한 햇살, 고요한 정적, 세상의 모든 지식, 향긋한 책 냄새, 푸근한 이웃들, 아이들 웃음소리, 그리고 부처님. 이곳은 바로 사찰 한 켠에 마련돼 있는 작은도서관이다. 아직 미흡하기는 하지만 사찰에도 도서관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개구쟁이 어린이부터 지긋한 어르신까지 발걸음 하는 사랑방, 사찰도서관. 우리 주변에 건강히 운영되고 있는 사찰도서관을 소개한다. 그 절에 사찰도서관이 있다.

01 광주 서구 무각사 북카페 로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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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 속, 커피 한 잔, 글 한 줄

광주 민주화 운동을 기리기 위하여 여의산에 설치한 5·18 기념공원. 기념공원 남쪽 끝에 무각사(주지 청학 스님)가 위치해 있다. 광주뿐 아니라 호남불교를 대표하는 도심포교당 무각사는 도심 속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공원으로 인하여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무각사에는 북카페와 갤러리 등을 같이 운영하고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인 ‘로터스’가 있다. 2010년 개원한 로터스에서는 템플스테이도 진행되고 있다. 1층 문을 열고 들어가면 북카페의 전경이 보이고 우측으로는 갤러리가 이어져있다. 로터스로 향한 날, 북카페 안은 이미 만원이었고, 커피향이 가득했다.

“무각사에 문화공간을 만든 것은 도심 속 불자들과 일반 대중들에게 간접적인 포교를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광주 시민들의 문화적인 갈증을 해갈해 주려고 만들었어요. 모두 주지스님의 원력입니다.”

이정범 무각사 문화관장의 말에 문귀례 매니저가 로터스 북카페에 대해 설명을 덧붙이면서 하루 평균 100여 명의 사람들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특히 주말에는 300명 정도의 사람들이 북카페를 이용하면서 책도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공원을 산책하던 이들과 주변에서 일하던 사람들도 많이 찾으며, 불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많이 발걸음 한다. 광주 내에서는 아늑하다고 소문난 북카페다.

로터스 북카페에는 불서를 기본으로 명상과 인문 등 3,000여 권의 다양한 책이 진열되어 있다. 책들은 신간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책이나 고전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 때문에 외부에서는 절판되거나 구하기 힘든 책들의 목록을 가지고 이곳에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다. 로터스에 진열된 책들은 모두 판매용이기 때문이다.

로터스 북카페는 현재 책 판매비용과 카페 수익을 통해서 북카페의 운영을 자체적으로 이루고 있다. 혼자 여유를 느낄 수 있고 조용한 곳에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매력적이라 찾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 북카페 운영을 통해 무각사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불교와 무각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또한 많아졌다.

이정범 관장은 “현재 로터스 북카페가 자리를 잡아 운영에 큰 어려움이 없지만, 사회 전반으로 책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떨어진 것 같아서 아쉽다.”고 한다. 또 앞으로 새로운 형태의 시민선방이나 사찰예법 등을 알려주는 공간을 구상하며 북카페와 갤러리를 다양하게 활용할 방안을 모색 중이다. 책과 카페, 문화를 통해 불교를 전하는 광주 무각사 로터스. 커피 한 잔과 글 한 줄 읽기에 더할 나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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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서울 성북 길상사 길상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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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한 잔의 여유, 무소유의 도서관

구불구불한 성북동 골목길을 타박타박 올라가면 이내 법정 스님의 무소유 철학이 깃들어 있는 곳, 고즈넉하고 운치 있는 길상사(주지 덕일 스님)를 만나게 된다. 도량을 한 바퀴 산책한 후 작은 연못이 내려다보이는 3층 규모의 지장전으로 향해 보자. 그 2층에 도서관이 있다. 길상도서관이다. 길상도서관은 통유리 창문 너머로 매 계절 새로운 명화를 비춰낸다. 도서관에 들어가 따스한 햇살 맞으며 창문 너머 내다보는 경치는 계절마다 찬란하다. 독서 근육이 없는 이에게도 책 읽고 싶은 마음을 저절로 심어준다.

길상도서관은 법정 스님이 기증받은 책들을 중심으로 2005년 3층 규모의 지장전을 신축하면서 2층에 마련한 도서관이다. 2010년 2월에 5천여 권의 장서와 대출 전산 시스템을 갖춘 도서관으로 재개관했다. 이와 함께 성북구청 관내 작은도서관에도 지정됐다. 이후 신도들의 불서 기증과 도서관 자원봉사모임 ‘보리회’의 지속적인 관리로 길상도서관은 만 권 이상의 장서를 갖춘 도서관이 되었다. 기증받은 도서에는 금빛 도토리 스티커를 붙여 함께 나눈 마음을 이용자들이 알 수 있게 했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정신이 불자들에게 닿아 길상도서관으로 이어진 셈이다.

지금 길상도서관은 리모델링 중이다. 북카페로 변신하고 있다. 불자들에게 한 걸음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장서가 만 권이어도 길상사의 위치상 도서관을 이용하는 주민이 많지 않았다. 도서관의 엄숙한 분위기는 길상사에 다니는 불자들도 쉽게 접근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어떻게 하면 불자들에게 좋은 책을 더 접하게 할 수 있을까. 고서古書 보관함이 아니라 책 읽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차 한 잔의 여유 시간 동안이라도 책을 보며 휴식할 수 있도록, 책과 친화성을 높이고자 한 것이다. 길상사 종무실장 강민수 씨는 이렇게 전했다. 

“불자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초심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쉬운 불서를 손에 잘 닿는 위치에 배치하려고 합니다.”

길상사는 이 공간을 불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방하려는 계획이다. 책 저자를 초빙해 강연회를 열거나, 영화상영회, 작은 토론회, 지식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이다. 길상사 북카페는 9월 중순에 도서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새로운 모습으로 이용자를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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