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정신치료] 불교로 살펴본 몸과 마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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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정신치료] 불교로 살펴본 몸과 마음 2
  • 전현수
  • 승인 2016.07.0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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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자세히 보면 외부세계는 절대로 우리에게 직접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외부의 세계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 우리에게 영향을 줍니다. 보통 사람들은 외부에서 일어난 일이 바로 우리에게 영향 준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일이 없어지지 않으면 우리는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외부세계가 그대로 있더라도 외부의 세계에 대한 반응이 바뀌면 우리에게 영향 주는 것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론 외부세계가 있기 때문에 우리 머릿속에 외부세계와 관련된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렇지만 구체적으로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우리 머릿속에 든 생각입니다. 머릿속에 든 그 생각이 긍정적이면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부정적이면 부정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긍정적인 것 자체가 긍정적인 반응입니다.

예를 들면, 자동차가 끼어드는 걸 가지고 설명하면 아주 쉽습니다. 끼어든 차가 있고, 이 차에 대한 나의 판단과 같은 반응이 있고, 그 결과 화가 나는, 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화가 없으려면, 먼저, 끼어드는 차가 없으면 화가 날 게 없습니다. 그 다음으로, 끼어든 차가 있더라도 내 반응이 이런 것에 대해서 화가 나지 않을 만한 판단이나 반응을 하게 되면 화는 없어질 수 있습니다. ‘사정이 급한 모양이다. 나도 저렇게 할 때가 있었다.’든지. 이 셋을 정확하게 보는 게 필요합니다. 사실 이렇게 보는 것이 불교입니다.

 

|    생각하지 마라

내가 누구한테 어떤 대접을 받고 싶으면, 그 사람 마음에서 나를 대접해야 되겠다는 마음이 들게끔 내가 뭘 해야 됩니다. 저는 이걸 요술을 부린다고 하는 데요. 요술을 싹 부려서 그 사람 마음에서 내가 원하는 게 일어나도록 하는 게 필요합니다. 이걸 하지 않고 나한테 뭘 해 줬으면 좋겠다, 하면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습니다.

머릿속에 있는 생각은 거의 다 대부분 과거와 미래로 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과거나 미래가 아닌 것도 있을 수 있지만, 그것도 자세히 보면 과거와 미래에 관계되어 있습니다. 

정신과 환자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이 많은 사람들은 모두 생각이 많습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정신적인 고통이나 문제는 생각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제가 2003년도에 수행하고 깨달은 게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지금까지 나를 괴롭혔던 것은 내가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이구나.’라는 것이었어요. 그때부터 생각을 멈추니까 괴로움이 그냥 싹 없어지더라구요. 사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이나, ‘이것은 내가 죽기 전에는 벗어나기 힘들 거야.’ 하는 것이거나, 소위 말하는 콤플렉스는 우리가 생각을 많이 한 결과에요. 콤플렉스라는 게 딱 뭉친 거거든요. 생각 많이 해서 생긴 ‘부정적인 생각 덩어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생각을 많이 하지 않고는 그렇게 될 수 없습니다. 그에 대한 생각을 줄이면 거기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경전을 보면 부처님께서는 항상 “생각을 하지 마라.”고 했습니다. 생각하느니 차라리 자라고 했어요. 자는 것은 무익하지만 생각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했어요. 부처님께서 『앙굿따라 니까야』에서 악하고 해로운 생각을 파리 떼에 비유했어요. 파리 떼는 더럽고 비린 것이 있는 장소에 몰려들 거 아닙니까. 탐진치貪嗔恥가 있을 때 ‘생각이 든다.’, 이렇게 알아차리면 됩니다. 예외는 있겠지만. 대부분 모르기 때문에 생각하는 겁니다. 아는 사람들은 절대로 생각 안 합니다. 모르고 또 욕심이 있고 화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보려고 자꾸 생각하는 겁니다. 우리가 지혜로 꽉 차고 욕심과 화가 없으면 생각할 필요가 별로 없어집니다. 제가 진료실에서 항상 받는 질문이, “생각을 해야 잘 살지, 생각을 안 하고 어떻게 사냐?”입니다. 생각보다는 지혜를 기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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