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를 실천하는 길, 붓다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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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를 실천하는 길, 붓다 프로젝트
  • 불광출판사
  • 승인 2016.04.1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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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과선원 원담 스님

낯선 법명이다. 원담圓潭. 스님을 처음 만난 곳은 ‘마음의 호숫가에서’(http://cafe.daum.net/MindLake)라는 인터넷 카페다. 한국불교 문제를 거침없이 말하고, 그 해결점을 부처님의 생애 속에서 찾아보는 스님의 글이 신선했다. 어떤 분인지 검색해도 잘 보이지 않았다. 며칠 후 재밌는 책 제목을 보았다. 『붓다 프로젝트』(민족사). 지은이가 원담 스님이다. 책을 넘기니 며칠 전 인터넷 카페에서 읽었던 내용이다. 특히 싯다르타가 어떤 생각을 했고, 출가에 이르기까지의 고뇌, 깨달음의 과정, 전법, 열반 등을 오늘의 현실과 촘촘하게 연결시킨 내용은 불자들에게 많은 생각을 던져준다. 본격적인 호기심이 발동한다. 인터뷰 일정을 잡고, 스님이 머물고 있는 진주 도과선원으로 향했다. 

| 부처님이 보여주신 세계해탈의 길

- 붓다 프로젝트란 무엇인가?
“붓다 프로젝트란 ‘부처님 계획’이다. 부처님이 세상에서 실행하셨던 계획이며, 붓다의 아들딸들이 붓다의 유지를 받들어 세상에서 벌이는 계획과 사업이라는 말이다. ‘붓다 프로젝트’란 말은 내가 만든 말이다. 미국의 불교수행자 켄 윌버(Ken Wilber, 1949~)가 아트만 프로젝트를 말했다. 아트만이란 자아를 말하는데 아트만이 벌이는 계획은 자아확장과 자아실현이다. ‘나’를 위한, ‘나’에 의한, ‘나’의 세계 - 에고중심(ego-centric)의 전개인 것이다. 그 결과는 자본주의 전 지구화, 무한성장과 무한 경쟁으로 인한 자원고갈, 환경파괴, 빈부격차와 군비경쟁, 빈곤과 전쟁이다. 이제 아트만 프로젝트는 파탄이 났다. 이에 대한 불교적 해결책으로 붓다 프로젝트를 말한 것이다.”

- 붓다 프로젝트를 통해 무엇을 제시하려고 하는가?
“붓다 프로젝트에 따르면 인간의 탐진치貪瞋癡에 기반하여 구축된 자본주의 체제의 구조적 문제해결은 탐진치 삼독심을 정화하는 데서 시작한다. 삼독심을 정화해 의식을 깨우고 사회적 연대를 만들어서 개인적, 사회적 문제에 동시에 접근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자비와 지혜의 실천이 부처님이 보여주신 세계해탈의 길인 것이다.” 

그림이 크다. 대승불교의 기운이 느껴진다. 그런데 스님의 이력을 보니, 초기불교를 공부했고 지금도 초기경전인 『니까야』를 읽고 있다. 1984년 출가 후 10년 동안 참선 수행했다. 1995년부터 2년간 서옹 스님을 모시면서 선禪을 공부했다. 그때 이런 물음이 들었다. ‘부처님은 무슨 수행으로 깨달았나?’ ‘어떻게 사유해서 깨달았는가?’ 서옹 스님께서는 외국에도 깨달음의 전통이 있으니 나가서 공부하는 것도 좋다 하셨다. 수좌이면서 어떻게 이런 의문이 들었을까? 보통 참선하는 수좌는 화두를 통해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 수행한다. 20대 청년기부터 가졌던 철학적 사고, 세계관 등이 영향을 줬다. 스님은 서울대학교 불교학생회 출신이다. 1977년도 대학에 입학한 스님은 불교와 사회과학을 공부하면서 20대 초반을 보냈다. 야학교사와 1980년 5월 민주화대행진에도 참여했다. 그해 서울대 총불교학생회장과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회장으로 선출되어 10ㆍ27법난 규탄대회를 주도했다. 1981년 2월 부산 보림선원에서 백봉 김기추 선생 문화생으로 3개월 동안 공부했다. 그 후 군 입대와 제대 후 곧바로 송광사로 출가했다. 스님은 출가 후 12년이 지난 후 이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미얀마, 인도, 티베트, 미국 등을 돌며 수행했다. 미국과 티베트 카규파에서 비밀리에 전해오는 전통적 수행 방식인 3년 3개월 3일 무문관 결사 수행을 마쳤다. 

- 스님은 서울대 총불교학생회장, 5월 민주화 운동, 대불련 회장 등을 역임하고 군 제대 후 바로 출가했다. 무엇이 스님을 출가로 이끌었는가?
“나의 대학생시절은 유신말기다.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독재와 급격한 경제개발의 후유증으로 생겨난 사회구조적 문제를 불교의 진리로 해결하는 삶을 살기 위해 결심한 것이 출가다. 결정적인 동기는 전두환의 쿠데타로 민주화가 좌절되었을 때 나는 세상에서 발 디딜 땅을 찾을 수 없었다. 내가 정치적 망명처를 찾은 곳이 산속의 절이었다.

- ‘부처님은 어떤 수행으로 깨달았나?’를 궁금해했는데, 궁금증이 풀렸는가?
“풀렸다. 그것은 계정혜 삼학 수행으로 깨달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정혜쌍수, 지관쌍운(止觀雙運, samatha-vipassana-yuganandha)으로 깨달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을 위한 깨달음이냐, 깨달음을 어디다 쓸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체중생의 안락을 위하여 봉사하리라는 보리심을 일으켜 일상에 견지해나가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깨달음을 향한 열정도 욕망이라는 걸 깨달았다. 결국 나 중심에서 세계를 향해서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내가 부처님께 받는 만큼 돌려주고 싶었다. 실제 이곳 진주에 와서 그 일을 하고 있다. 우리 출가자들이 사람들에게 너무 정성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이 생에 깨달음을 얻겠다는 것이 욕심이다. 티베트 스님들은 깨달음을 추구하지 않는다. 불법을 만난 것 자체가 고마운 것으로 생각한다. 이 생에 무슨 공덕을 지었기에 깨달음까지 얻겠다는 것인가. 물에 빠진 사람 건지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꼴이다.”

| 인간의 몸으로 왔고, 인간으로 살고, 인간으로 죽었다 
- 선禪은 화두의 간절함, 의심 등이 꼭 필요한데, 마치 이것이 없어도 된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깨달음을 어떤 특별한 상태로 희구해서 마치 깨달음이 욕망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깨달음의 노예가 된다. 한국불교의 선은 지금 그런 경향이 있다. 중요한 것은 부처님의 삶이다. 부처님께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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