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진면목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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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진면목을 깨달아야 한다
  • 불광출판사
  • 승인 2016.03.0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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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도 그렇고 추석도 그렇고, 좋은 날에는 이런 말들을 하지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 같은 날만 되어라.” 여러분들을 보니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오늘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법당에 함께 모여 앉아 있는 것을 보니까 참 좋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절에 무엇을 하러 오셨습니까?

| 오늘 절에 무엇을 하러 오셨습니까
부처님 뵈러 오셨다는 분이 계시네요. 여러분, 오늘 부처님 뵈러 오셨습니까? 그렇다면 부처님은 집에는 안 계신가요? 부처님은 어디에도 다 계시지요. 부처님 뵈러 왔다. 참 묘한 이야기입니다. 뵈러 왔다는 그놈이 참 묘한 놈입니다. 부처님을 뵙기 위해 절에 왔다고 하지만, 사실은 부처님을 뵈러 온 그놈을 공부하는 것이 절에 오는 이유입니다. 부처님을 뵈러온 그 주인공, 그놈을 바로보자는 데 절에 오는 참뜻이 있습니다.

제가 며칠 전 한 신문과 명사 애장도서라는 인터뷰를 했습니다. 책 두 권을 소개했는데 그중 하나가 2003년도에 최인호 작가가 법정 스님과 네 시간동안 나눈 대담을 엮은 책 『꽃잎은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는다』입니다. 두 분이 길상사 요사채에 앉아 사랑과 행복은 무엇인가, 죽음과 삶은 무엇이냐 등등 인생살이의 물음들을 주거니 받거니 했어요. 그 대담의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이 책의 제목에도 두 분 사이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법정 스님께서 2010년에 입적하셨을 때, 그 당시 최인호 작가도 항암치료로 병원에 입원 중이었습니다. 최 작가가 병상에서 법정 스님께서 열반하셨다는 비보를 듣고는 주치의의 반대에도 법정 스님을 뵈러 길상사에 갔습니다. 그렇게 작가가 문상을 마치고 길상사를 한 바퀴 휘 걷고 돌아가는데, 길에서 모진 한파를 이기고 피어난 꽃을 보았다고 해요. 그때 떠올린 문구입니다. ‘꽃잎은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는다.’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이 한 말입니다. 최인호 작가는 왜 그 말을 떠올리게 됐을까요.

왜 꽃잎은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는 것일까요. 우리는 눈이 있으면 누구나 꽃잎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을이 오면 바람에 낙엽이 떨어지는 이치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꽃은 지지 않는다 했습니다. 왜 꽃은 지지 않는다고 했을까요. 이것이 화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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