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자의 가을 열매는 진공묘유眞空妙有
한 스님이 “낙엽이 다 지고난 후에는 어찌합니까?” 하고 물으니 운문 선사는 “체로금풍體露金風”이라는 대답을 하여 가을을 묻는 이들에게 오래도록 큰 가르침을 주었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봄바람에 새싹을 틔워낸 나무들이, 푸르고 빽빽하게 하늘을 가리던 여름의 나뭇잎들을, 서늘한 가을바람에 일제히 놓아버린다.
나도 언젠가는 이 가을의 나무들처럼 놓아야한다.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언젠가는 애써 만들어 놓은 것들을 놓고 이별해야 할 때가 있다. 아니 어제를 놓아야 오늘을 살 수 있듯이 누구나 순간순간 놓고 지금을 사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나면 맞는 말이지만 허망하기 짝이 없다. 그 허망함을 채우고 삶을 값지게 만드는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미황사 아래 치소마을에서 파프리카농사를 짓고 있는 박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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