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에너지를 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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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에너지를 품어라
  • 문태준
  • 승인 2015.08.31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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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에 만난 중국의 시인 지디마자(吉狄馬加, 1961~)가 가끔 생각난다. 그는 중국 쓰촨 성(四川省) 량산(凉山)에서 태어났다. 소수민족인 이족의 사람이었다. 내가 그를 만났던 당시 그는 칭하이 성의 부성장을 맡고 있었다. 그의 시는 매우 독특했다. 이족의 풍습에 관한 시들이 주류였는데, 그의 시편들은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이 되어 있었다. 그의 시 가운데에는 이러한 설명의 문장들이 들어 있다. “이족의 아이가 태어나면, 어머니는 순결한 강물로 아이를 목욕시킨다.”, “이족 어머니가 죽으면, 화장할 때 언제나 몸을 오른편으로 눕힌다. 듣자 하니 그것은 신령 세계에서 실을 자을 때 왼손을 써야 하기 때문이란다.”

변방에서, 소수민족의 후손으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지디마자는 이족의 풍습을 슬프고도 아름다운 시를 통해 세계인들에게 들려준다. 그렇다면 왜소한 출생의 배경을 거대한 자부심으로 바꾼 힘은 어디에서 생겨난 것일까. 아마도 긍정의 에너지를 그가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지디마자는 이렇게 썼다. “내 고향은 쓰촨 성 량산 이족자치주 부투어 현입니다. 이족어로는 ‘고슴도치가 출몰하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모든 작가에게 자신이 속한 신성한 배경이 있다고 한다면 저 망망한 다량 산, 샤오랑 산이야말로 내 정신의 영원한 고향입니다. 저는 이족의 구허우 부락 사람입니다.”

지디마자가 쓴 ‘고통에 바치는 송가’를 읽어보면 그가 얼마나 긍정적인 내면의 소유자인지 잘 알게 된다.

 

고통이여, 한때 당신을 찾았지만

어디에 있는지 몰랐었네

길이란 길을 죄다 다녔지만

당신의 얼굴은 너무나 흐릿했지

고통이여, 드디어 당신을 찾아, 내

따스한 팔을 뻗어 품안에 끌어안았네

고통이여, 숭고한 이여, 당신을

어루만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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