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주치의] 출근하면 이유 없이 우울한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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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주치의] 출근하면 이유 없이 우울한 당신
  • 우종민
  • 승인 2015.08.0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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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과장은 35세의 직장인이다. 몇 달 전 엔지니어파트에서 영업파트로 전환 배치됐다. 우수사원에 결근도 없던 김 과장이 그 후 업무능률이 떨어지고 컨디션이 좋지 않다며 힘들어 했다. 그는 이전에 2~3시간이면 할 수 있었던 일이 하루 종일 걸리고, 일의 우선순위를 판단하기 어려워졌다고 호소했다. 아침이면 몸이 나른해 출근할 마음이 내키지 않고, 밤마다 잠을 못 자고 식욕도 없다는 것이다. 전에는 휴일에 가족들과 바깥나들이를 했는데, 지금은 외출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전형적인 직장인 우울증이다.

1개월 간 병가를 받은 김 과장은 꾸준히 약물 치료와 상담치료를 병행하면서 증상이 호전되었고 무사히 업무에 복귀했다. 열정 넘치는 우수사원이었던 그가 어째서 우울증으로 고민하기에 이른 것일까? 엔지니어로 일하며 대인관계의 폭이 좁았던 김 과장의 경우, 영업이라는 낯선 업무에 당황했고 상사와 동료직원마저 바뀌어 스트레스는 가중되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직장생활이 계속되자 급기야 우울증으로 이어진 것이다.

스트레스 과잉시대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글로벌 경쟁 속에 눈만 뜨면 신기술과 신제품이 쏟아져 나온다. 일하는 시간이 쉬는 시간을 점령하고, 일과 삶의 균형은 무너져 버렸다. 한국사회 전체의 스트레스 수준은 위험수위를 넘어섰고, 하루 40명 넘게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우울과 불안, 분노는 일상화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울증의 실체를 잘 알지 못하면 이렇게 생각하기 쉽다. ‘우울증이 뭐 대단한가? 살다보면 한두 번 그럴 때도 있는 거지.’ 그렇다. 살다보면 우울한 때가 있게 마련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했다든지, 입시에 실패하면 우울해진다. 속상할 만한 일이 있을 때 우울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특별한 일이 없는데도 갑자기 잠이 오지 않고 식욕이 떨어진다든지, 심각한 상황이 아닌데도 지나치게 절망에 빠져있거나 의욕을 상실하는 상태가 몇 주 이상 지속된다면 이것은 ‘우울한 것’이 아니라 ‘우울증’이라는 병에 걸린 것이다.

우울증이란 우울감, 의욕 저하, 흥미 상실, 수면 장애 등을 주요 증상으로 하여 다양한 인지 및 정신, 신체 증상을 일으켜 일상생활의 저하를 가져오는 질환을 말한다. 일시적인 우울감과는 다르며 개인적인 의지로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원인은 다양하다. 생물학적 요인으로는 세로토닌,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의 부족이 우울증과 관련이 있으며 유전적 요인으로는 우울증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게 더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회심리적으로는 경제적 문제, 대인관계의 갈등 등 대처하기 힘든 스트레스가 선행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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