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 집에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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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 집에 왔구나
  • 불광출판사
  • 승인 2015.06.1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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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태어나 도시에 나가 사는 사람들은 늘 고향을 그리워하지만, 다시 고향에 돌아와 정착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귀향을 결심하는 경우에도 적극적인 선택보다는 피치 못할 사정 때문이 대부분이다. 사업을 하다 실패를 하거나, 몸이 만신창이가 되거나, 마음에 돌이킬 수 없는 병을 얻고 난 다음에야 귀향을 결심한다. 

불교는 마음의 근본을 돌아보는 종교라는 점에서 흔히 존재의 본향에 비유되기도 한다. 누구라도 쫓기는 삶의 긴장을 내려놓고 존재의 고향을 돌아보려는 충동을 느끼지만, 실행에 옮길 기회를 좀체 가지지 못하다가 어떤 위기 상황이 닥치고서야 자각을 얻어 결심에 옮긴다. 나 역시 별 수 없는 존재라서 이것저것 만신창이가 다 되어서야 “이게 사는 건가, 내가 살긴 살았던가?” 무서운 생각이 파고들었다. 
그렇다고 고민 없이 살았던 건 아니다. 오히려 너무 많은 고민 때문에 고민을 해야 할 지경이었다. 여러 종교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어릴 적 할머니의 종교인 가톨릭과도 친숙한 편이었고, 신학에 대한 관심 때문에 성경 공부에 빠진 적도 있었고, 불교 경전도 기본은 읽었었다. 민족종교든 외래종교든 종교에 대해 열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불교만은 본격적으로 가까이 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 누구도 내게 불교를 권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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