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와 마음, 얼굴과 거울
상태바
경계와 마음, 얼굴과 거울
  • 불광출판사
  • 승인 2015.06.13 13: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러스트레이터 무나씨 김대현 작가

흰 색과 검은 색만 있다. 흰 건 종이요, 검은 건 잉크라, 명확하게는 검은색 하나만으로 점과 선, 면을 그려낸다. 명료하고 영민한 검은색이 수많은 얼굴과 몸짓을 나열한다. 그리고 인물의 반복, 중첩을 통해 ‘안과 밖’, ‘나와 타자’, 그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 속에서 진정한 나를 찾는다. “사람간의 관계란 결국 무경계無經界인 것 같아요. 애초에 경계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싶어요.”라고 말하는 일러스트레이터, 무나씨Moonassi, 김대현(36) 작가다.

| 나는 없다, 무나
김대현 작가의 무나씨 드로잉 작품에는 동글동글한 머리, 어떤 소리라도 잘 들을 수 있을 법한 큰 귀, 반개半開한 두 눈으로 나지막이 응시하고 있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캐릭터는 간결하다. 성性도 알 수 없다. 인물이 짓는 표정에는 어떠한 감정도 담겨 있지 않는 것 같지만, 또한 무수한 감정을 드러낸다. 단순하지만 복잡하고, 의미가 명료하지만 모호하다. 동양화 같기도 서양화 같기도 하다. 작품 속 인물에는 나, 타인 어느 역할도 명확하게 부여되지 않는다. 그저 바라보는 이의 마음결에 따라, 그저 그대로 그렇게 이해될 뿐이다.

원만한 얼굴과 무성無性의 모습, 종종 등장하는 달과 달을 비추는 거울, 인물의 야무진 손끝 선들이 낯익다 했더니 대학교 3학년 때 동양미술사 책을 보다가 고려불화 수월관음도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는 표정이 마음에 꼭 들어, 따라 그리다 얻은 캐릭터다. 닉네임 무나씨에 얽힌 사연도 꽤나 의미심장하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