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마 스님 눈이 붉어지면서 안경 위로 눈물이 떨어졌다. 세월호 좌담 때다.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스님은 몇 마디 말을 하다가 멈추었다. 잠깐의 침묵. 스님은 이내 진정하고 말을 이어갔다. 스님은 세월호 이야기를 하면 눈물부터 나온다고 웃었다. 지난 1년간 서울 광화문, 진도 팽목항, 안산 등을 오가며 묵묵히 유가족과 함께해 왔지만, 여전히 미안하고, 부끄럽고, 안타깝다. 세월호는 화두였다. 세월호로 경전을 새롭게 읽었다. 사람을 만나면서 한국불교를 다시 본다.
● 세월호 참사에 지난 1년간 한국사회 주류와 많은 대중이 보여준 인식은 연민과 회피였다. 연민은 불쌍하고 가련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가족을 잃은 슬픔에 함께한다, 고통을 함께하고, 다시는 그 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대통령과 언론은 말했다. 세월호 참사는 처음에 교통사고 같은 하나의 우연적 ‘사고’로 분류되기도 했고, 국민적 애도가 진행되자 필연적 ‘사건’으로 승격되었다. 그때부터 세월호는 저 건너편의 사건으로 만들어졌다. ‘아 끔찍한 일이야.’ 하고 얼굴을 돌린다. 처음에 가졌던 연민심은 이제 불편한 마음으로 변하면서 채널을 바꾼다. 그 참사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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