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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스님의 선담禪談] 함께 공부하면...함께 공부하면 수행의 힘이 생긴다
 
 
온전한 나만의 시간
“수행을 하면서 7박 8일 동안 나 자신과 이렇게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해 보긴 처음인 것 같습니다. 1.5평이라는 작은 공간이 내 안에 있는 것들을 더 많이 끄집어냈습니다. ‘이렇게 많은 번뇌, 망상, 집착이 내 안에 있었나?’ 할 정도로 끝없이 나왔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40년 넘게 살면서 내가 만들어 온 습에서 비롯된 것이겠지요. 늘 담아두지 않는 마음, 내려놓는 마음, 비우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하면서 살았는데 오히려 더 많은 것들을 담으며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현재 내 안의 감옥인 것 같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살면서 많은 경계를 만날 때마다 금강 스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수행하면서 살겠습니다. 늘 나에게 문수보살과 같고 도반으로 살아준 아내와, 지혜와 덕이 부족한 아버지 밑에서 잘 자라준 나의 자식들에게 고맙습니다.”
 
“일상에 찌든 몸과 마음을 수행으로 바꾸는 시간. 몸 구석구석 쑤시고 결리고 아프고, 엉덩이와 등과 허리는 가시가 박혀 늘 찌르고…. 그래도 이를 악물고 참으면서 수행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4일 째 되면서 편안해지고 집중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나 자신을 성찰해 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오랜 만에 수행하는 기쁨을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나를 보는 시간이 길어지고 마음에 평화가 조금씩 깃드는 것 같았습니다.” 
 
“‘흰 구름 걷히면 청산이다.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다. 바로 분별하여 간택하고, 증오하여 미워하고 사랑하는 마음 버리면 명백히 드러난다.’고 승찬 조사는 말씀하셨습니다. 즉 중생심 버리면 부처다. 부처 종자가 따로 없다는 말입니다. 그걸 실감한 시간이었습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재가자를 위한 무문관 수행 참가자들의 소감문이다. 참가자들은 핸드폰도 맡기고, 일상의 옷과 책들도 모두 맡긴 채 수련복과 세면도구만 챙겨들고 좁은 방에서 8일 동안 참선했다. 1.5평에 스스로를 감금하기로 자청하고 찾아온 이들이었다. 그것은 온전히 수행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시간을 내기란 쉽지 않다. 외국을 나가도 전화 로밍이 가능해 평소와 다름없이 업무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모든 게 단절이다. 사람으로부터, 말로부터, 관습으로부터, 그리고 일로부터 단절이다. 그야말로 자신을 위한 일상의 출가인 셈이다. 
 
좁은 방은 자신의 호흡과 화두로 채우기에 충분한 공간이다. 문아래 손바닥만한 문으로 아침의 죽과 점심밥이 들어온다. 밖에서 아예 문을 걸어 잠그기 때문에 그야말로 문이 없는 무문관인 셈이다. 
 
아침 여섯시 삼십분에 스피커로 들려오는 음성에 맞추어 108배를 하고, 죽비소리에 좌선을 한다. 오전 10시에는 수행의 마음을 촉발시키는 선문답 방송 강의를 한 시간 듣고 좌선을 이어간다. 나머지 시간은 자유 수행이다. 함께 수행하지만 또 혼자 수행할 수 있는 특이한 구조의 공간인 것이다. 서로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오롯이 혼자의 수행에 집중할 수 있으면서도 혼자 수행했을 때 직면하게 되는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안정을 찾고, 위로를 받고, 꿈을 꾸기 위한 노력
한국사회는 지난해 세월호 사태 이후 안개 속을 걷는 듯하다. 정치는 불신의 대상이 되고, 경제는 소수자의 이득만을 향해 달음질친다. 교육마저 시장에 던져졌다. 청소년들은 미래를 꿈꾸지 않게 되었으며, 청년들은 불안한 미래를 살아야한다. 30대는 전세자금을 걱정하고, 40대는 대출금 갚기에 시달리고 있다. 노인들의 야윈 몸은 편안히 누일 곳이 없다. 
 
소수의 기득권 세력을 위한 나라가 되어버렸다. 국민 다수는 어디서 안정을 찾고, 위로를 받고, 꿈을 꾸어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이런 때 종교마저 위안이 되어주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요즘 사람들은 옛날보다 더 오래살고 과학기술의 발달로 살기 편해졌지만 삶은 더 강퍅해졌다. 옛날만큼 삶의 에너지를 수행에 바치기도 힘들며 인격향상을 위해 노력하기도 쉽지 않다. 도처에 수행을 방해하는 유혹은 넘쳐나고 올곧게 전념할 수행처도 많지 않다. 그러니 부지런히 수행하지 않는다면 다음 생에는 불법이 없는 환경에 태어날지 모른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 수행의 환경을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
 
참선 수행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 맞게 다양한 방법으로 할 수 있다. 집에서 개인 수행을 할 수도 있고, 선원이나 선 센터나 수련원에서 대중과 함께 수행할 수도 있다. 단기 수행으로 하루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이나, 일주일에 하루를 집중 수행하거나, 매월 하루나 이틀을 정하여 집중 수행을 하는 방법도 있다. 또는 선원이나 절에서 진행하는 7일 이상의 수련이나, 삼 개월의 안거, 100일 수행, 삼년 수행과 같은 장기 수행에 참여할 수도 있다.
 
가장 좋은 수행 방법은 출가자이든 재가자이든 자격이 있는 스승에게 지도를 받는 것이다. 스승은 곧바로 수행의 핵심을 파악해 올바른 견해를 갖도록 도와주고, 더 빨리 몸과 마음이 번뇌에서 벗어나게 도와준다. 수행을 하다보면 ‘내가 바른 방법으로 수행하고 있는가?’라는 의문 때문에 수행의 진척이 없을 때가 많은데 스승은 그 과정을 건너뛰도록 도와준다. 또한 수행을 하면서 체험하는 여러 가지 마음의 장애나 어려운 문제들을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길라잡이 역할을 해준다.
 
 
| 도반, 이보다 좋은 수행 재료는 없다
스승이 없는 경우에는 5명 이상의 대중 수행 모임이라도 만드는 것이 좋다. 한 사람이 문제가 생겼을 때 누구라도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수행 도중에 정신적, 신체적으로 현상이 나타날 때, 곁에 경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들은 대부분 환상들이니 무시하라고 답변해줄 것이다. 수행 중에 일어나는 현상이나 감각, 관념에서 벗어나 초연하고 차분하게 화두만 들고 구함 없이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을, 함께하는 도반이 안내해 줄 것이다.
 
좌선의 방법이나 불법에 대한 의문에 대해서도 경험자가 알려주어 서로서로 이끌어주면 쉽게 수행을 할 수 있다. 가까운 도반이나 대중과 함께 수행하면 규칙적인 일과를 만들고 서로 수행의 욕구들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재가자의 집중 수행에 너무 오랫동안 스승 없이 수련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잘못된 길을 가고 있으면서도 그걸 놓치고 에돌아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재가자의 수행은 수행자의 그것보다 쉽지 않다. 학교나 직장, 가정을 떠나 오랫동안 꾸준하게 수행할 여건이 쉬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음을 분산시키는 번다한 일과 번뇌가 수행을 중단시키곤 한다.
 
그렇다고 절망할 일은 아니다. 지금 여기 자신 앞에 놓인 문제를 수행의 과제로 삼아 정진하면 된다. 매순간 일상에서 부딪치는 크고 작은 고민과 갈등을 감정으로 마주하지 않고, 지긋이 바라보면서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한다면 이보다 좋은 수행의 재료는 없다. 미운 친구가, 거북한 상사가, 얄궂은 가족이 부처님으로 환치되는 경이로움을 맛볼 것이다.
 
또한 그 수행이 더 확장되어 만물에 대한 자비심으로 꽃을 피우며 아我와 타他의 경계마저 허물어져 삶이 그대로 자비행이 될 것이다.
 
 
금강 스님
미황사 주지. 조계종 교육아사리. 서옹 스님을 모시고 ‘참사람 결사운동’, 무차선회를 진행하였고, 고우 스님을 모시고 한국문화연수원의 간화선 입문과 심화과정을 진행하였다. 홍천 무문관 프로그램을 개발하였고, 참선집중수행 ‘참사람의 향기’를 80회 넘게 진행하며 일반인들과 학인스님들의 참선수행을 지도하고 있다.

금강  bulkwang_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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