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불교를 접하게 된 게 언제였더라. 떠올려보면 그 기억의 시작을 찾기가 쉽지 않다. 외증조할머니에서 외할머니를 거쳐 엄마에서 나로 이어지는 이른바 모태 불자이기 때문이다. 절기와 명절 그리고 제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외가의 문화는 불교에 기반을 둔 것이 확실했다. 어린 시절 탁발을 오신 스님께 어머니와 할머니가 쌀을 시주하며 합장을 하던 모습도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신심이 깊기로는 외할머니를 따라갈 사람이 없었다. 외할머니에게는 부처님은 물론 장독대 위에 정갈하게 올려놓은 정화수 한 그릇과 방생을 위해 구입한 미꾸라지도 신앙의 대상이었다. 외할머니는 절에 가기 전, 우리에게 꼭 이렇게 물어보시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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