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가치와 선禪의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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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가치와 선禪의 정신
  • 불광출판사
  • 승인 2015.03.3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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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의 경제적 가치

네덜란드의 유명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살아생전에 단 3작품만을 팔았다고 한다. 그것 또한 아주 적은 가격 즉 재료비 정도였다고. 현재 그의 작품가격을 보면 고흐는 어떻게 생각할까? 몇 십억에서 몇 백억을 호가하는 그의 작품은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 살아 있을 때의 고흐는 가난에 힘들어 하며 작품에 혼신의 힘을 쏟았으나, 그의 예술세계를 인정해주는 사람은 그의 동생 테오와 몇 명의 사람들뿐이었다. 하지만 그의 사후에 그에 대한 평가는 새롭게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현대미술 최고의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을 보면서 많은 예술가들은 가난을 숙명처럼 여기며 살아가고 있다.  

① 시대정신 
예술은 당시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철학, 종교 등 다양한 현상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예술은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추구하는 방식도 변화하며 이를 먼저 인지하고 그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예술에서의 아방가르드운동은 시대의 흐름을 변화시키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다. 기존의 가치를 부정하거나 재해석하여 새로운 가치를 찾아가는 예술가들의 노력은 사회적, 문화적으로 많은 변화를 일으켰으며, 특히 삶의 가치에 대한 성찰은 삶의 방식과 방향을 전환시켰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우리의 전통과 철학, 사상, 종교 등 역사적인 맥락을 새롭게 현대화한 부분을 주로 이야기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한류이다. 하지만 현대미술에서 한류는 아직 멀게만 느껴진다. 한국의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작품들이 아직 많지 않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 현실 속에서 2014년 영국, 스위스, 독일 등을 중심으로 한국의 ‘단색화-DANSAEKHWA’가 고유한 사조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한국 현대미술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커다란 자극제가 되고 있다. 

단색화에서 주장하는 특성을 ‘단순성’, ‘절제성’, ‘반복성’ 등으로 볼 때 이는 수행자의 모습과 흡사하다. 특히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단색화가 내포하고 있는 정신이다. 즉, 물질적인 욕구를 벗어나 인간내면에 존재하는 본질적인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특성을 미학적 요소로 재구성했다는 것이다. 수행자들이 처음 수행을 할 때 자연에 대해 느끼는 새로운 시각을 예술가들은 재료와 질감의 특성을 이용한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표현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마음을 관조하며 최대한 단순한 길을 찾아가는 여정이 닮아 보인다. 

단색화가 현대미술의 ‘주의’, ‘사조思潮’, ‘이즘’ 등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선미학禪美學의 연구가 동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의 특성인 ‘깨달음의 미학’은 현대미술이 지향하는 방향과 동일하기 때문에 선과 현대미술이 자동차의 바퀴처럼 마주보고 함께 갈 수 있다는 게 주장의 핵심이다. 

작가가 선택한 기호나 코드를 찾아내는 단계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자신의 본래 모습을 보여주는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현대미술의 특성이다. 작가는 수행자의 화두처럼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며 어떠한 결정을 스스로 내리거나 관객들에게 요구하지 않는다. 진정한 소통은 ‘말없는 말’을 통할 때 가능하다. 작가는 작품으로 메아리 없는 메아리를 만들어 가며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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