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공간] 성주 자비선사 자비수관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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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공간] 성주 자비선사 자비수관 수행
  • 하정혜
  • 승인 2014.12.0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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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자비선사 자비수관 수행“자기를 사랑하며 살고 있나요?”

자비慈悲, 사랑과 연민을 뜻한다. 사랑에는 두 가지의 사랑이 있다. 애愛는 소유함으로써 사랑을 느끼며 소유하지 못하면 증오심을 일으키는 위험한 사랑이다. 자慈는 대가를 바라지 않으며 상대가 밀쳐내도 화내지 않고 지치지 않는 무소유의 사랑이다. 슬픔에도 두 가지가 있다. 애哀는 소유하던 것을 잃은 슬픔이다. 비悲는 상대의 고통을 나누고 해소해주려는 슬픔이다. 이것이 연민이다. 소유하려는 사랑과 이를 잃은 슬픔에서 놓여나 조건 없는 사랑과 연민을 채우는 고귀한 수행법의 비밀은 ‘내 손안에’ 있었다. 마음으로 만든 자비의 손길로 자기를 먼저 쓰다듬어주라고 말하는, 성주 자비선사 자비수관 수행현장에서 트라우마의 근본적 치유법을 만났다.

 

| 사랑과 연민으로 나를 보살피는 마음의 손

부처님 재세 시, 코살라국의 왕 파세나디는 부인 말리카를 무척 아꼈다. 어느 날 왕이 말리카에게 물었다. “이 세상에서 누구를 가장 사랑하느냐?” 말리카 왕비가 답했다. “저 자신을 가장 사랑합니다.” 파세나디 왕은 서운한 나머지, 기원정사를 찾아가 부처님께 하소연했다. 그러나 부처님은 왕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자기를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남을 사랑할 줄도 모른다는 이유였다.

“자비수관은 내가 나에게 사랑과 연민을 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자기를 쥐어짜고 있거든요. 자기가 자기를 공격하게 되면 불안장애나 우울증, 주의력 결핍과 같은 여러 가지 심리적 문제가 생깁니다. 자기학대는 곧 폭력으로 이어지겠지요. 사랑은 기쁨을 주고 보호해 주고 잘 돌봐주는 겁니다. ‘주는 것’이죠. 연민은 상대의 고통을 ‘가져가는 것’이에요. 이 ‘주고받음’을 마음의 손을 통한 접촉으로 형상화한 것이 자비수관입니다.”

자비선사의 다선실에는 참가자 10여 명이 편안한 표정으로 둥글게 둘러앉아 있었다. 말리카 왕비 일화를 들어 자비수관을 설명하는 지운 스님(성주 자비선사 회주)의 음성은 부드럽고 온화했다. 듣는 이의 마음을 평온하게 길들이는 목소리였다.

사실 자비수관은 전통수행법은 아니다. 송광사 강주를 지내고 현재 동화사 강주와 조계종단일계단 교수사 소임을 맡고 있는 등 교학에 정통한 지운 스님은 미얀마, 인도 다람살라 등지에 1년 이상 머물며 남방불교와 티벳불교의 수행법을 직접 체험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현대인을 위한 수행법으로 체계화한 것이 자비수관이다. 자비수관의 기본은 무척 단순하다. 상상으로 만든 자비손으로 몸을 쓰다듬으며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단순한 수행법으로 몸과 마음의, 즉각적이고도 근본적인 치유작용이 일어난다는 사실은 놀랍다. 지운 스님은 뇌 과학의 원리를 근거로 들었다.

“뇌 과학에서는 뇌의 정보처리과정 또한 ‘접촉’으로 설명합니다. 우리가 대상을 보거나 만지는 행위를 하면 그 자극은 전기신호로 뉴런에 전해지는데 이것은 정보와 뇌의 ‘접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경세포의 연결부위인 시냅스는 ‘접속, 접촉’이라는 뜻을 갖고 있죠. 그래서 상상의 자비손으로 몸을 쓰다듬으면 즉시 자비심에 연관된 시냅스들이 접속되면서 새로운 신경회로가 형성됩니다. 상상의 손으로 접촉하는 것이 실제의 치유효과와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바로 이런 까닭이지요.”

자비수관은 새로운 수행법이지만 상상으로 만든 자비손처럼 이미지image를 이용하는 방법은 초기불교 당시부터 존재해 왔다. 초기불교 경전인 『청정도론』에는 이미지를 이용한 수행법 40가지가 소개돼 있다. 현대에는 스포츠나 자기계발 분야에서 ‘이미지 트레이닝image training’으로 상상의 힘을 자기성취에 응용하는 방법이 이미 보편화됐다. 의학계에서도 1970년대에 말기암 치료사인 칼 사이먼이 암환자에게 암세포를 햄버거로 상상하고 백혈구를 개로 설정해서 하루에 세 번씩 개가 햄버거를 먹어치우는 상상을 하게 해 극적인 치유사례들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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