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가시를 가진 선인장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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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가시를 가진 선인장의 고민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6.0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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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심리적인 고통은 그 원인을 알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왜냐하면 그 고통이 자신을 유지시키는 힘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아무리 부정적인 것일지라도 자신의 존재를 유지시키는 것이면 그것을 잘 바꾸지 못한다. 늦게까지 결혼도 하지 않고 직장도 없어서 속을 썩이는 자식을 걱정하면서도 자식을 돌보는 데서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는 어머니들처럼 말이다. 자식이 정말 변하기를 원한다면 먼저 어머니가 달라져야 한다. 어머니들이 자식으로부터 존재 의미를 찾는 일을 그만두어야 비로소 자식들이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 수 있게 된다. 요즘 젊은 세대들 중에 캥거루족이 많다고 걱정이지만 사실 부모에게 의존하는 젊은 세대보다 자식들을 과보호하는 부모에게 더 큰 문제가 있다.

| 사막 위의 선인장처럼 늘 외로웠던 그녀
‘은유와 마음’ 프로그램에 참가한 젊은 직장여성이 있었다. 그녀 역시 자신의 문제를 잘 알면서도 좀처럼 고치지 못했다. 그녀는 젊고 유능했으며 에너지가 넘쳤다. 하지만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사람들과의 소통에 서툴러서 직장 동료들과의 관계가 원활하지 못했다. 외로움을 많이 타면서도 왜 소통을 못하는지 원인을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을 ‘거친 모래바람이 부는 사막에 있는 외로운 선인장’이라고 비유했다. 하지만 선인장이 홀로 있는 것은 아니었다. 주변에 많은 선인장과 함께 있지만 외로웠다. 그녀는 다른 선인장들과 달리 가시를 가지고 있었다. 잎이 크고 꽃도 아름다운 다른 선인장들은 가시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어쩌면 그들의 속에 더 많은 가시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착하고 예쁘게만 보였다. 반면 겉에 많은 가시를 가지고 있는 그녀의 선인장은 사람들이 외면했다. 예쁘지도 않지만 사람들을 계속 찌르기 때문이다.
선인장의 가시가 사막이라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다음부터, 그녀는 가시를 다른 각도에서 이해하게 되었다. 원래 잎이었으나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시로 변한 것이라고 생각해보았다. 사나운 맹수도 많고 물도 없는 사막에서 자신을 지키려면 반드시 가시가 필요하고, 선인장 몸체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도 가시가 없으면 안 된다. 가시를 없애면 몸의 온도가 10도 정도 더 올라가서 선인장이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선인장의 가시가 사막에서 생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필요악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주변사람들의 부정적 반응 때문에 속이 많이 상했던 그녀는 가시가 필요악이라는 생각 덕분에 조금은 편안해진 듯했다. 
그녀는 가시가 문제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가치 자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사막에 태어난 것을 원망하기는 했지만 가시를 원망한 적은 없었다. 오히려 가시가 없었다면 일찍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가시가 고맙기 이를 데 없었다. 심지어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지만 그 덕분에 선인장이 살아남았다고 생각했으며, 심지어 선인장이 예쁘고 사랑스러울 뿐 아니라 남의 시선에 좌우되지 않는 당당함이 멋지기까지 하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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