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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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오세요”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5.2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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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면이 완전히 고갈된 어느 워커홀릭의 이야기
마음에 쌓인 많은 것들을 둘러말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은유와 마음 프로그램을 찾아왔다는 그는 워커홀릭이었다. 그는 자신을 느티나무와 시계로 표현했다. 
“나는 사람들 눈에 잘 띄는 언덕 위에 홀로 선 느티나무다. 사람들은 나의 근사한 모습을 좋아하지만 필요할 때만 왔다가 금방 떠난다.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다가도 필요할 때만 온다는 생각이 들면 외롭다. 나는 거대하고 멋진 나무지만 속은 텅 비어 있다. 사람들은 나에게 가까이 올 수 있지만 나는 그들에게 다가갈 수 없다. 나는 잠깐 왔다가 떠나가는 뜨내기가 아니라 소소한 일상사를 함께하고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필요하다. 정말이지 누군가가 와주면 좋겠다.
나는 밤낮 쉬지 않고 꾸역꾸역 일하는 시계이다. 20년이나 쳇바퀴를 돌며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 가족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남들이 놀 때, 남들이 잠을 잘 때, 부지런히 일했다. 멈추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쉬면 어떻게 될지 불안해서 휴일도 명절도 쉬지 못했다. 그런데 나는 3년 전부터 멈춰 서 있다. 배터리가 방전되어,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 나는 잠만 잔다. 남들은 쉬지 않고 앞으로 가는데 나만 혼자 멈춰 있으니까 뒤처지는 것 같아 걱정이다. 예전에는 일에서 즐거움을 찾았는데 요즘은 일을 하지 않아서 즐거움도 없다. 놀아본 적도 없고 같이 놀 친구도 없고 노는 방법도 몰라서 외롭고 심심하다.”
은유를 통해 본 그의 내면은 완전히 고갈되어 있었다. 수년째 공허와 무기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예전처럼 일하고 싶다고 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만나면 빨리 충전해서 예전의 씩씩한 상태로 되돌아가고 싶지만, 마음대로 잘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나는 두 가지 방향에서 그의 문제에 접근했다. 먼저 멈춤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도록 했고, 다음으로 움직임과 멈춤이 둘이 아님을 이해하도록 격려했다. 
두 번째 만난 날, 멈춰버린 시계도 하루에 두 번씩 기능을 하고 있다고 했더니 그는 깜짝 놀라며 믿지 못했다. 그는 끝내 수수께끼를 풀지 못했다. “시계가 멈춰 있어도 하루에 두 번은 정확한 시간을 맞추지요.” 그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움직이는 다른 물건을 찾아보았다. 시간, 물, 인생, 관계 등등. 찾아보니 책상이나 건물처럼 멈춰있는 것보다 움직이는 것이 더 많았다. “지구가 움직이므로 지구상의 모든 것이 움직인답니다. 우주 전체가 움직이고 있으니까 멈춰 있는 것은 하나도 없네요.” 움직이지 않는 것도 사실은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었으나 그는 실제로 움직이기를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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