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수 그늘
훈훈한 남풍 한 자락이 산비탈을 훑고 지나갔다. 어디선지 향긋한 꽃내음이 진동했다.
「야! 이 흐뜨러질 듯한 향기.」
나는 단번에 취해 버렸다. 발걸음은 어느새 산길을 오르고 있었다.
산목련이었다. 갓 피어난 꽃은 난형의 잎이 보듬고 있었다. 함치르르 윤이 흐르는 은백색 꽃임. 코 속을 아리아리하게 만드는 짙은 향기. 그 꽃잎 속에서 문득 한 소녀의 얼굴이 어른거렸다.
『남의 걸 탐내면 못쓰는 거야.』
깡통한 치마에 낡은 「블라우스」를 걸친 소녀는, 말없이 내 뒤를 따라 오기만 했다.
『숨긴 곳이 어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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