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을 토양 삼아 가능성의 씨앗을 키워요-부산 홍법사 어린이・청소년 문화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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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을 토양 삼아 가능성의 씨앗을 키워요-부산 홍법사 어린이・청소년 문화강좌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3.2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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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진리의 숲에 들다 | 절에서 배워요

| 일요일 아침이 신나는 아이들
“신경 쓰지 말고 계속 하세요. 그냥 보기만 할게요.” 순간 집중된 아이들의 시선이 자못 부담스러웠다. 방해가 된 건 아닌지 미안한 마음. 한 마디 툭 던져놓고 멀찌감치 자리를 잡고 지켜봤다. 아이들도 이내 다시 악기를 입에 가져갔다. 저 섬세한 악기를 과연 잘 다룰 수 있을까. 아이들의 나이는 많이 잡아봐야 10세 안팎, 개중에는 7~8세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런데 의외로 연주가 수준급이다. 별 걱정 다한다는 듯. 오선지 위의 콩나물들을 읽어 내려가며 아이들의 손가락이 바쁘게 움직였다. 전문 연주자들만큼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연주다.
“다른 곳도 보시겠어요?”
안내를 해주겠다며 젊은 보살님이 발길을 이끌었다. 그렇게 찾아 올라간 3층 칸에는 방금 전 아이들보다도 더 어린 아이들이 오선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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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기 선이 모두 몇 개예요? (다섯 개요.) 그쵸? 다섯 개죠? 그래서 오선지라고 불러요. 뭐라고? (오선지요.) 선이 모두 몇 개? (다섯 개~) 자 이제 직접 그려볼까?”
선생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이들은 책자 빈 구석에 죽 선 다섯 개를 뚝딱 그려냈다. 오선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선 “이제 꺼내봐요.” 소리에 맞춰 등장한 바이올린. 아하, 이 반은 바이올린 수업을 듣는구나. 그런데 요 천방지축 사내 녀석들에게는 바이올린 잡는 기본자세를 가르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왼쪽 턱 밑에 바이올린의 턱받침을 대라고 했더니 어떤 녀석은 오른쪽 턱 밑에 바이올린을 넣지를 않나, 어떤 녀석은 연신 이러지 저러지도 못하지를 않나. 지켜보는 사람은 그 모습이 귀여워서 피식피식 웃음이 터지는데, 선생님은 복장이 터진다. “내가 오늘처럼 힘든 날은 처음이다.” 선생님의 농담 반 진담 반의 앙탈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 녀석들, 그저 신났다. 요리조리 쫓아다니며 자세를 교정해준 끝에 제법 그럴듯한 포즈가 나왔다. “이야~멋지다” 한마디에 헤벌쭉 웃어 보인다. 그런데 바이올린 선생님, 설명도 그렇고 포즈도 그렇고 범상치 않다 싶었더니 창원시립교향악단의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메소드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악장인 문수경 씨다. 문 씨는 이미 예전부터 홍법사에서 아이들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치고 있었단다. 힘들기는 하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재밌어서 계속 하고 있고 나름의 보람도 느끼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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