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거북이들의 고요한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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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거북이들의 고요한 쉼터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2.1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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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성주 심원사 구수헌龜睡軒 템플스테이

경북 성주 심원사 구수헌龜睡軒 템플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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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사지, 아픔을 딛고 아픔을 보듬다
심원사에 들어서는 순간, 예상치 못한 느낌이 온몸을 휘감는다. 그것은 무섭도록 고요한 적막함이었다. 태초의 고요가 그러했을까. 아무런 소리도 어떠한 움직임도 감지할 수 없다. 잠시 멍 하니 서서 멀리 첩첩이 쌓여 굽이굽이 펼쳐진 산들을 바라본다. 아득한 그리움이 하염없이 밀려든다. 문명 속에 허덕이던 마음이 멈춰진다. 그대로 평온함이다.
심원사는 10년 전만 해도, 무성한 잡풀 사이에 삼층석탑만 덩그러니 남아 옛 절터를 지키고 있던 폐사지였다. 신라시대 때 창건되어 이미 고려시대에 고찰로 불리던 가야산 내 최대 사찰이었다. 임진왜란 때 전소되어 다시 중건하였으나, 이삼백 년 후 폐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2001년부터 심원사 터 발굴조사와 복원불사를 시작해, 현재는 대웅전, 약사전, 관음전, 문수전, 산신각 등 기와를 얹은 전각이 아홉 채에 이른다. 폐사지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 현대인의 아픔을 보듬는 안식처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심원사가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채 이삼 년밖에 되지 않는다. ‘거북이도 머물러 쉬었다 자고 가는 집’이라는 뜻의 ‘구수헌龜睡軒’ 템플스테이를 진행하면서부터다. 시끄럽고 번잡한 삶터를 떠나, 고요함의 절정을 느끼며 자신을 내려놓고 바라볼 수 있는 매력에 어찌 빠져들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심원사 템플스테이는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고 재참가율이 높다. 계절마다 찾아와 가족 같은 관계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리는 어쩌면 고통의 바다[苦海]를 헤엄치는 거북이와 같은지도 모른다. 살다보면 여덟 가지 고통[八苦]에 부딪힌다. 8고는 생로병사生老病死의 4고에 사랑하는 것과 헤어지는 애별리고愛別離苦, 싫어하는 것과 만나는 원증회고怨憎會苦, 구하여도 얻지 못하는 구불득고求不得苦, 오온(五蘊, 색수상행식)에 대한 집착에서 생기는 오온성고五蘊盛苦의 고통이다. 심신이 지치고 힘들 땐, 거북이가 바다를 벗어나 뭍에서 휴식을 취하듯 일상을 떠난 편안한 쉼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거북이 충전소’ 심원사의 역할이다. 대자연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 머물며 청정 에너지를 충전하고, 다시 심신을 추슬러 활력있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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