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을 벗어나 도심을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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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을 벗어나 도심을 바라보다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2.1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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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각산 금선사 템플스테이

서울 도심에서 20여 분이면 당도하는 그곳. 약간은 시시한 마음으로 오른 삼각산(북한산) 금선사였다. 그런데 막상 금선사에 발을 들여놓으니, 기대를 벗어난(?) 천연의 ‘깜짝 이벤트’가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무엇보다 여느 명산 고찰에 뒤지지 않을, 눈을 시원하게 하는 수려한 풍광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청와대와 경복궁이 위치한 인왕산이 마주해있고,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아담하고 정갈한 경내를 둘러보는데, 솔향을 머금은 바람이 간혹 처마 끝 풍경을 때려 산사의 고요를 깨울 뿐이다. 느낌이 좋다.

 
| 2박 3일쯤 방안에만 머물고픈 방사

금선사는 서울 정도(定都) 600년과 그 역사를 같이 한다. 무학 대사가 조선 왕조의 도읍을 정하고자 서울의 진산인 삼각산의 정기를 살폈다. 정기가 가장 왕성한 곳에 절을 세웠는데, 그곳이 바로 지금의 금선사다. 금선사는 기도성지 목정굴(木精窟)로 유명하다. 자연현상으로 조성된 목정굴에서 농산 스님이 300일 기도 후 조선 제23대 임금 순조로 환생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지난 해 말 지어진 설선당에 방사를 배정받고 짐을 푼다. 화장실이 딸렸고, 방의 크기는 네 평 남짓 된다. 가구라곤 조그만 다탁이 전부고, 방한 구석엔 침구류가 놓여져 있다. 다탁 위론 전기포트와 컵, 일회용 차와 커피, 템플스테이 안내 책자가 보인다. 본지 「불광」도 눈에 띈다. 벽에 아무렇게나 기대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한다. 그냥 그대로 좋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2박 3일쯤 방안에만 머물러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는 게 힘겨운가’ 피식 웃음이 나온다.
창문을 여니 인왕산, 남산, 관악산 사이로 고층빌딩과 집들이 빼곡히 들어차있다. 산사의 평온함이 건망증을 일으키게 한 것일까. 불과 한 시간 전만 해도 저곳에 있었으면서도, 저곳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빌딩이 번듯하게 올라갈수록 자꾸만 움츠러들고 쪼그라들며 살았던 것 같기도 하다. 문득 소리라도 한 번 내질러보고 싶다. 영화 ‘타이타닉’의 주인공 잭(디카프리오)이 대서양을 가르는 타이타닉호 뱃머리 꼭대기에 올라 외쳤듯이…. “나는 세상의 왕이다(I am the king of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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