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동銅에 따뜻한 자연을 담는 연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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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동銅에 따뜻한 자연을 담는 연금술사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2.0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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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원공방 노인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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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이라는 단어가 있다. 흔히 철이나 구리 같은 금속을 금이나 은 같은 귀금속으로 변화시키려고 했던 화학기술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양피지와 파피루스에 기록된 동서양의 많은 기록들은 물질에 정신을 부여하거나 정신을 물질화시키기 위한 기술이 연금술이었다고 적고 있다. 그래서 연금술사들은 스스로를 철학자로 자처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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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눈에 매료된 동의 매력

여린 몸으로 망치를 들고 차가운 금속을 두드리는 노인아 작가는 그런 의미에서 연금술사다. 그의 작품을 보고 금속의 차가움을 연상하는 사람은 없다. 노 작가의 작품은 햇살의 따사로움을 머금은 빛깔이다. 게다가 아주 단순한 선과 면으로 자연을 담아내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는 사슴과 토끼가 멈춰 서서 눈을 맞춘다. 가지에 앉은 새가 침묵의 지저귐으로 노래한다. 조그만 청개구리가 백동白銅 연잎 위에 앉아 바라보는 이에게 휴식을 권한다. 어느 것 하나 평화롭지 않은 풍경이 없다. 작가의 정신을 물질로 담아냈으니 연금술사라고 부를 수밖에. 파주 교하동 외곽에 마련된 작업실에서 만난 노 작가는 조곤조곤한 말투에 수줍은 미소까지 영락없는 소녀였다.

“전 8남매 중 넷째예요. 여기서 조카랑 동생의 남편까지 총 5명이 함께 일을 하고 있죠. 예전엔 저도 함께 망치질을 하면서 고된 일을 했는데, 몸에 무리가 오면서 지금은 디자인과 상품 개발을 주로 맡고 있어요.”

작업실 곳곳을 직접 보여주는데, 작업실이라기에는 아주 깔끔한 편이다. 햇살 잘 드는 내부에 망치면 망치, 펜치면 펜치 가지런하게 정돈되어 처음 오는 사람도 쉽게 공구를 찾을 수 있을 정도다. 그의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공간이었다. 커피 한 잔을 권하는 그에게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물었다.

“어릴 때부터 만드는 걸 좋아했어요. 금속공예 전시를 보러 갔다가 ‘동銅’으로 만든 작품을 보고 한눈에 반했죠. 그 색깔에 반해버렸어요. 그래서 그 길로 금속공예를 배우기 시작했죠. 처음 그 전시를 볼 때부터 평생 할 일을 찾은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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