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수행법은 호흡명상이었다
상태바
붓다의 수행법은 호흡명상이었다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2.08 03: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잔 브람 명상 강의

크기변환_20140209_212403.png

각산 스님의 아잔 브람 명상 강의는 시종일관 유쾌했고 설명은 명쾌했다. 때로 통쾌함마저 느껴졌다. 세계적인 명상 스승 아잔 브람의 한국인 제자 각산 스님이 2,500년 전 붓다의 호흡명상을 그대로 되살리는 아잔 브람 명상법을 3차에 걸쳐 36회 강의로 풀어놓는다. 붓다에서 아잔 브람으로, 아잔 브람에서 각산 스님으로 곧바로 이어진 듯, 쉽고 깊이 있는 강의는 붓다와 현대인 사이에 가로놓인 수천 년의 시간과 거리를 단칼에 잘라낸다. 각산 스님은 누구나 올 수 있는 강의 장소로 동국대 정각원을 택했고, 수강료는 받지 않는다. 붓다 시절의 야단법석野壇法席을 닮았다. 불보살과 아라한의 장엄한 모습을 입체로 조성한 후불탱後佛幀 속 생생한 풍경이 ‘오늘 여기’에 펼쳐져 있었다.
 
| 미얀마식 위빠사나와 태국식 위빠사나

“자, 고요하게 눈을 감습니다. 이 몸을 고요하게 한다고 마음을 먹으십시오. 몸이 편안해진다 생각하시고 지금부터 화두, 또는 호흡 명상을 합니다. 호흡 명상일 경우에는 들숨을 쳐다보고 날숨을 쳐다보면 됩니다. 그냥 숨을 쉬고 있구나, 하고 알아차리기만 하면 됩니다. 온 몸으로 숨을 쉬기도 합니다. 고요합니다. 집중이 잘 안 될 때는 부처님을 염하시면 됩니다. ‘붓-다, 붓-다.’ 들숨에 ‘붓’, 날숨에 ‘다’. 고요한 마음으로 연상하십시오. 고요한 허공의 경지에 이 몸이 떠 있습니다. ‘붓-다.’ 자, 이제 눈을 뜨십시오. 어떤 생각도 만들지 않으면서 보이는 그대로 알아차립니다.”

강의는 명상 유도로 시작됐다. 부드럽고도 걸림 없는 목소리였다. 스님의 명상 시간은 법문 시작에 앞서 죽비소리만으로 입정入定과 방선放禪을 알리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랐다. 각산 스님은 명상법을 자연스럽게 안내하는 말로 100여 명의 좌중을 한동안 고요한 상태에 들게 했다. 아잔 브람 명상(아잔은 태국어로 ‘스님’을 뜻하는 존칭이다)의 방식을 가늠할 수 있었다.

최근 몇 년 새 우리나라에 위빠사나 수행법이 폭넓게 번졌다. 이것이 초기불교에 근거해 미얀마에서 체계화된 수행법이라는 것 또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각산 스님은 미얀마식 위빠사나가 곧바로 ‘붓다가 깨달음을 얻은 수행법’인 것처럼 이해되는 분위기가 염려스럽다고 말한다.

“정확한 논거를 짚어봐야 해요, ‘무엇을 출처로 하는가?’라는 물음이 있어야 합니다. 미얀마식 위빠사나는 「청정도론淸淨道論」과 같은 ‘아비달마’, 즉 부처님 제자들이 펴낸 주석서를 근간으로 하고 있어요. 초기불교 전체를 ‘아비달마’와 동일한 것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크나큰 오해입니다. 아잔 브람 명상이 태동한 태국에서는 경전 중심의 수행이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 뿌리가 ‘주석서냐 경전이냐’, 이것이 같은 남방불교국가인 미얀마식 위빠사나와 태국식 위빠사나의 차이를 만들지요.”

 
크기변환_20140209_212422.png

크기변환_20140209_212433.png

크기변환_20140209_212450.png

살아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숨을 쉽니다. 틈나는 대로 고요히 앉아서 마음의 움직임을 알아차리고, 숨이 들고 나는 것을 관찰하는 것만으로 수행의 깊은 단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수행법

각산 스님은 아잔 브람 수행법의 가장 큰 특징으로 ‘모든 사람이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살아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숨을 쉽니다. 틈나는 대로 고요히 앉아서 마음의 움직임을 알아차리고, 숨이 들고 나는 것을 관찰하는 것만으로 수행의 깊은 단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각산 스님은 많은 명상법과 수행법 가운데서 ‘진짜’를 가려내는 법을 귀띔했다. 팔정도八正道, 그 중에서도 정정正定, ‘바른 선정’이 있느냐 없느냐로 알 수 있다는 것. 선정 없는 깨침은 궁극적인 깨침이 아니라는 것이 각산 스님의 말이다.

아잔 브람 수행법은 마음 관찰 - 호흡 관찰 - 호흡의 전체 보기 - 감미로운 호흡 - ‘니미타nimitta’ 체험 - 선정 - 깨침의 7단계로 체계를 갖추고 있다. ‘마음 관찰’은 ‘지금 이 순간, 알아차리기’다. 내 마음에 일어나는 현재 생각을 알아차려 마음이 편히 쉬어졌을 때 ‘호흡 관찰’로 들어간다. 호흡 명상을 할 때 「청정도론」에서는 ‘코 끝 보기’를, 미얀마의 마하시 명상센터에서는 ‘배꼽 보기’를 제시한다. 각산 스님은 아잔 브람을 만나서 호흡 관찰의 위치를 어디로 할 것인가가 지금까지 배운 것과 달라 당황했다고 말한다. 아잔 브람은 호흡 관찰의 위치를 정하지 않는다. “아잔 브람께 네 번을 다시 되묻고 난 뒤, 하도 이상해서 경전을 뒤졌지요. 어디에도 호흡 관찰의 위치를 코나 배꼽에 두라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습니다. 호흡은 단지 마음의 대상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