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는 1774년에 한국에 들어왔어요. 다른 나라의 경우 천주교가 전파될 때 선교사들에 의해서 전파됐지만 한국만이 유일하게 일반 신자가 중국에서 세례를 받은 후 전파했습니다. 당시 세례를 받은 사람들이 유교학자들이었지요. 그 사람들이 모여서 기도하고 연구하던 곳이 바로 명동이었습니다.”
설명을 듣는 모습은 다채로웠다. 누군가는 수녀의 설명을 열심히 받아 적고 있었고, 누군가는 녹음을 하기도 했다. 누군가는 열심히 수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가기도 했다. 그리고 함께 나눠 마시는 아이스커피. 폭우를 예고하는 찜통더위에 명동성당 측에서 나눠준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잔은 두 종교 간의 거리를 가깝게 만들어 준 촉매제나 다름없었다.
이런 풍경은 행사가 진행되는 3박 4일 내내 이어졌다. 조계종 총무원에서 시작해 진각종 통리원,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명동성당을 거쳐 부안 내소사, 익산 원불교 총부, 진안 마이산의 금당사와 탑사, 공주 전통불교문화원, 천태종 관문사 등을 방문하는 내내 해당 방문지의 성직자들과 참가자들은 서로에 대한 호의를 감추지 않았다.
특히 많은 참가자들이 관심을 두었던 곳은 원불교 총부였다. 원불교는 현재까지도 같은 종교로 볼 것인가, 아니면 불교의 색깔이 강한 민족종교로 볼 것인가를 두고 저마다의 해석이 다른 종교다. 실제로 종단협 창립 멤버이기도 했지만 이내 탈퇴해 각자의 노선을 걸어왔다. 현재는 별개의 종교로서 불교, 개신교, 천주교와 함께 4대 종교로 분류되기도 한다. 일부 참가자는 원불교 총부를 돌아본 후 “반야심경, 금강경 등 불교의 경전을 공부하고 명상수행을 하는 것은 불교적인 측면이 강하지만, 전체적인 느낌으로는 민족종교로 봐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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