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절에 가는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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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절에 가는날
  • 정하중
  • 승인 2014.02.0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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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은 한국불교의 지난 시간이 오롯이 기록된 공간이다.

늘 대중과 함께 호흡해온 치열한 구도의 공간

절은 한국불교의 지난 시간이 오롯이 기록된 공간이다. 서기 372년, 고구려 소수림왕 시기 이 땅에 불교가 전해지기 시작했다. 그 후로 1,600여 년. 곳곳에 절이 생겼고, 그곳으로 사람이 찾아오고 또 떠나가면서 절은 이 땅의 역사, 그 일부분이 되어 왔다. 오랜 시간의 더께가 켜켜이 쌓인 그곳. 우리 곁에서 멀지 않은, 하지만 우리 사는 곳과는 전혀 다른 세계인 것만 같은 그곳이 바로 전통사찰이다.

 

| 고풍스러운 전각들이 만들어낸 부처님 세계

전통사찰에서 맞이하는 새벽은 늘 푸른 기억으로 남는다. 그곳에선 새벽 3시에 잠을 깬다. 어김없이 들려오는 목탁소리 때문이다. 이 시간의 목탁소리는 세상 만물을 깨우는 도량석 소리다. 간단히 세수를 하고 옷을 챙겨 입을 즈음이면 어느덧 천지를 울리는 범종소리가 넉넉히 퍼져나간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종종걸음으로 범종각을 지날 때면 항상 발걸음을 멈추고 넋을 잃는다. 사물四物이 울림의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동안 저 멀리 푸른 새벽이 열리기 때문이다.

산사의 새벽은 늘 그렇게 푸른 기억으로 새겨져 있다. 전통사찰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말이 ‘역사’와 ‘전통’이다. 한국에는 그런 전통사찰이 수없이 많다. 그렇다면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사찰로 어디를 손꼽을 수 있을까. 발 닿는 곳마다 눈 돌린 곳마다 수많은 절들이 자리를 틀고 있지만, 유독 머릿속을 맴돌던 곳은 양산 통도사였다.

통도사는 합천 해인사, 순천 송광사와 더불어 ‘삼보종찰’로 불린다. 팔만대장경이 모셔져 있는 ‘법보종찰’ 해인사, 한국불교 승단의 맥을 이어 주고 있는 ‘승보종찰’ 송광사와 함께 통도사는 ‘불보종찰’이다. 석가모니부처님의 사리와 가사가 모셔져 있기 때문이다. 통도사를 품에 안고 병풍처럼 둘러쳐진 산에는 영축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영축산은 본래 인도 마가다국의 왕사성 동쪽에 있던 산이다.

통도사를 세우고 산문을 열어젖힌 자장 율사가 이곳에 부처님의 사리를 봉안하고 절 이름을 통도사라고 붙인 이유는 “이 산의 모습이 인도의 영축산과 통한다(此山之形 通於印度靈鷲山形)”라는 문구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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