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불교] 밥을 먹듯이 불교를 꼭꼭 씹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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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불교] 밥을 먹듯이 불교를 꼭꼭 씹어 먹었다
  • 불광출판사
  • 승인 2012.02.2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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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불교

누구에게나 인생의 전환점이 있기 마련이다. 23살의 어느 봄날, 붓다가 나에게로 깃들었다. 인연 따라 천백억 화신으로 몸을 나투시듯 나에게 붓다는 고작 한 그릇 ‘밥’으로 화하였으나, 나는 이 소박한 첫 인연을 놓치지 않았다. 운이 좋게도.

15년 전 북한 동포들이 끔찍한 배고픔에 시달린다는 소식을 접한 때가 그즈음이었고, 그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끼니 거르며 전하던 이가 법륜 스님이었고, 스님을 통해 알게 된 것이 불교였다. 내가 만난 불교는 참 쉬웠고, 소박했고, 정의로웠으며 인간적이었다. 지척의 이웃이 배를 곪고 있으니 최소한 굶어죽지않도록 쌀과 약을 보내주자는 것이었으니, 얼마나 마땅한 도리였었나. ‘생명을살리는 일 앞에 어떤 것도 우선할 수 없다’라는 명제는 불교의 근본과 맞닿은 것이었고, 나는 밥을 먹듯이 불교를 꼭꼭 씹어 먹었다.

그 첫 인연이 내 삶을 오래도록 이끌었다. 교사의 길을 가지 않고 북한 어린이들을 돕는 일로 20대를 보냈다. 고통 받는 아이들이 학교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으므로. ‘살아있는 생명을 함부로 죽이지 말라’는 붓다의 가르침을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를 했고, 사회봉사와 수감생활을 마쳤다. 혹독한 비난을 받았으나 그 가운데 나는 성장했고, ‘반대자와 친구하기’를 맨몸으로 학습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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