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법구] 무조건 행복하라, 행복에는 조건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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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법구] 무조건 행복하라, 행복에는 조건이 없다
  • 박규리
  • 승인 2011.03.2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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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법구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는 마조 선사의 중요 명제 중 하나로서 ‘평상의 네 마음이 바로 도’라는 뜻이다. 나는 마조의 이 알듯 모를 듯한 평상심의 뜻이 오래도록 궁금했다. 평상심이 도라니, 지금 내 마음이 바로 부처의 마음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 약하고 조악한 내 마음과 마조의 평상심은 같지 않았다.

어찌해야 도에 이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마조는 “선악 등 대상에 대한 분별에 끄달리지만 않게 되면 누구라도 도를 닦는 사람”이라고 한다. 도란 힘겹게 좌선을 하고 계율을 지켜야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 중생과 부처라는 분별마저 끊어진 바로 그 마음에 있다는 것이다. 무상(無常)의 세계 속에 존재하는 인연화합물이라는 입장에서 보자면 한 마음이지만, 마조의 평상심과 불타는 집착과 애증으로 아프게 흔들리는 나의 평상심은 결국 다른 것이었다. 즉, 본체[體]는 같지만 그 작용[用]이 다른 것이다.

나는 늘 무언가를 구분하고 살아왔다. 어떤 것을 좋아하는 만큼 그 반대의 것들을 혐오했고, 열정적인 만큼 차가웠다. 항상 이것과 저것 중에 좋고 싫은 것을 가렸으며, 온갖 구실과 근거를 동원해가며 나의 선택이 최선이었노라 스스로에게 합리화하길 쉬지 않았다. 그렇게 평생을 따지고 사느라 내 마음은 한시도 평안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마조의 평상심과 내 평상심의 결코 닿을 수 없을 무량(無量)의 간극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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