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한 선택과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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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고한 선택과 새로운 시작
  • 자현 스님
  • 승인 2010.09.2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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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부처님의 참모습

붓다의 생애는 크게 셋으로 나누어 볼 수가 있다. 그 첫째는 왕궁시절이고, 둘째는 출가와 수행시절, 그리고 마지막 셋째는 깨달음 이후인 교사로서의 삶이다. 그러므로 출가는 붓다의 일생에 있어서 일대의 전환기적 사건이라고 하겠다.

정반왕은 태자가 출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여 성문의 단속을 엄하게 하고, 또 아름다운 여인들에게 태자를 기쁘게 해 줄 것을 명령한다. 그러나 낮의 화려하고 아름답던 여인들이 밤에 널브러져서 잠든 모습을 보고, 태자는 오히려 삶의 본질만을 되뇌게 된다.

결심을 굳힌 태자는 마부인 차익에게 애마인 백마 건척을 데려오게 하여, 새벽에 동문을 나서고 만다. 부왕의 성문 통제는 너무도 쉽게 뚫린다. 이것을 불전에서는 신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굳이 이렇게 풀지 않더라도 성문지기의 입장에서 국왕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서 눈앞의 태자를 막아선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누구 때문에 붓다께서 출가하실 수 있었는지 아느냐?”

태자의 출가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것은 마부 차익이다. 차익은 후일 출가하게 되는데, 언제나 방종하고 막돼먹어서 승단에 많은 문제를 야기하곤 하였다. 이때 다른 승려들이 충고하면, 차익은 언제나 “누구 때문에 붓다께서 출가하실 수 있었는지 아느냐?”라며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바로 자신 때문에 붓다께서 출가하실 수 있었으니, 자신의 공이 아니라면 승단 역시 존재할 수 없으므로 고마운 줄 알라는 의미이다. 이는 태자의 출가와 관련하여 차익이 중요한 조력자였다는 점을 시사해주는 동시에, 부왕이 태자의 출가를 막았다는 기록에 사실성을 부여해준다.

차익은 붓다 외에는 제재할 수 없는 통제 불능의 인간이었다. 붓다의 열반과 관련하여 아난이 최후로 물은 내용이 “붓다께서 열반하시면, 차익을 어찌해야 하겠습니까?”라는 것이었다. 열반을 목전에 두고 있는 붓다께 이를 여쭈었다는 것은 차익이 얼마나 문제가 많은 인물이었는지를 잘 나타내준다. 이때 붓다의 답변은 차익을 아무도 상대해주지 않아서 자신의 과오를 스스로 알게 하라는 것(梵檀罰)이다. 요즘 말로 하면 ‘왕따’시키라는 것인데, 이는 차익의 성격을 고려한 붓다의 세심한 처방으로 주효하게 된다.

차익은 붓다의 열반 이후 아무도 자신을 상대해주지 않자, 스스로 반성하고 노력하여 결국 깨달음을 얻기에 이른다. 이것은 붓다를 만나지 못했다면 있을 수 없는, 붓다의 위대성인 동시에 출가를 도운 차익의 복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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