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토와 장엄] 소리 장엄, 범종梵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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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토와 장엄] 소리 장엄, 범종梵鐘
  • 유근자
  • 승인 2010.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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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토와 장엄
그림1>> 상원사 동종, 통일신라(725년) 높이 167㎝, 강원도 오대산

● 종소리 법계에 두루 펴져 정각을 이루게 하소서

절에서 맞는 아침이 특별한 것은 새벽예불이 있기 때문이다. 새벽에 도량을 깨우는 소리는 도량석으로 시작된다. 도량석 가운데 종을 치면서 외우는 종송(鐘誦)은 종소리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한다.

“원차종성 변법계 철위유암 실개명(願此鍾聲 遍法界 鐵圍幽暗 實開明) 삼도이고 파도산 일체중생 성정각(三途離苦 破刀山 一切衆生 成正覺), 원컨데 이 종소리 법계에 두루 퍼져 무쇠 둘레 어둠에서 나와 다 밝아지소서. 삼악도의 고통을 여의고 칼산을 허물어 모든 중생이 정각을 이루게 하소서.”

종소리가 온 세계에 두루 퍼져 지옥을 부수고 일체 중생이 모두 정각을 이루게 하라는 종송이야말로 범종이 담고 있는 의미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 『대지도론』 45권 「대장엄품」에서 말하는 ‘대장엄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함이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위하여 모든 선(禪)과 복과 공덕을 행하는 것이다’와 일맥상통한다. 부처님의 모습을 상징하는 32상 가운데 소리와 관련된 항목이 있는데, 부처님의 목소리는 “범천의 목소리를 가져 가릉빈가 새 소리와 같다”고 하는 구절이 그것이다. 장엄 가운데 지금부터 소리 장엄에 대해 살펴보자.

 

● 범종, 법고, 운판, 목어로 이루어진 소리 장엄

절에 갔을 때 눈에 들어오는 건물은 범종과 함께 법고(法鼓)·운판(雲板)·목어(木魚)가 있는 종각(종루)이다. 소리를 내는 범음구(梵音具)는 부처님께 올리는 소리 장엄구이며, 그 소리는 우주 만물에까지 부처님의 말씀을 전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 때문일까. 목어는 물 속의 중생을, 운판은 날아다니는 하늘의 중생을, 법고는 축생을, 범종은 진리의 소리로 중생들을 제도한다는 의미가 부여되었다.

불전사물로 불리는 범종·법고·운판·목어 외에 쇠북인 금고(金鼓)에 대한 기록에서 소리로써 일체 중생을 구제한다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금광명최승왕경』 제2권 「몽견금고참회품(夢見金鼓懺悔品)」에는 묘당보살이 꿈속에서 큰 쇠북[金鼓]을 보았는데 광명이 마치 해와 같아서, 그 소리가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퍼져 삼악도의 무거운 죄와 인간의 모든 괴로움을 없애주어 편안해졌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이렇듯 금고에 관한 경전의 내용은 범종의 의미를 되새기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마곡사 종루에는 불전사물과 함께 금고가 범종루에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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