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이 익어가는 계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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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 익어가는 계절에
  • 관리자
  • 승인 2009.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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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처럼 구름처럼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감촉에 가을이 성큼 다가온 소식을 느낍니다.

  방문을 열면 짙푸른 감잎 사이로 누르스름하게 익어가는 감 가지가 한 눈에 들어 옵니다. 무겁게 매달려 있는 감이 날로 누렇게 변해가는 걸 보는 재미도 괜찮습니다. 굵은 감알이 문득 옛 도반 생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물론 함께 승복을 입고 절에서 지냈던 도반이었습니다. 어느날 그는 속가로 돌아가서 지내고 있는 중입니다.

  아직 그의 이름을 밝힐 단계가 아닙니다. 그저 옛 도반이라고만 해둡시다. 지금도 기억 속에 남아있는 옛 도반의 훌륭한 인품과 모습은 늘 신선합니다.

  그동안 소식이 없다가 금년 여름에 한 산중 말사에서 만나 하룻밤을 지낸 적이 있습니다. 옛 도반의 첫 인사가 퍽 인상적이었습니다.

  "축생 (畜生)이 되어 왔습니다."

  그가 건넨 말입니다.

  "아만승 (我慢僧)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건 나의 인삿말입니다. 우리는 유쾌하게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의 건강한 모습은 그동안 그의 생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퍽 다행스러웠습니다. 여전하게 지금도 존경하는 도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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