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있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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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있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 관리자
  • 승인 2009.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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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에세이 / 함께 사는 삶

 기독교의 구약에 의하면, 인간에게 있어 최초의 살인은 인간에 의해 이루어 졌다. 그것도 골육지간에. 살인뿐인가. 지금도 그 비열함이 사람들을 분노케 하는 온갖 죄가 이미 최초의 시기에 저질러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말 할 수 있을까? 죄는 처음부터 있었고, 그것이 지금까지 없어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나는 어렸을 때는 처음의 인간 세상은 자유와 평화와 사랑만이 가득했는데, 사람이 점점 사악해져 없던 전쟁, 없던 살인이 불행하게도 혹처럼 돋아난 줄 알았다. 그런 건 있기보다 없는 편이 백배 천배 낫다. 그러나 없어질까? 천연두가 없어지고 페스트가 나타나지 않으니, 암이 창궐하고 지금은 그보다 더 독한 병도 나타났다. 도덕교육이 도덕을 고양시키지 못하고, 위생교육이 질병의 발생을 봉쇄하지 못하니, 세상에는 노벨평화상이 있고 노벨 의학상이 있는 것인가. 지금까지 기도가 없어 지금도 기도할 일이 있는 건 아니잖은가.

 내 몸의 각 부분이 서로 어울려 같이 살고 있다. 나는 머리 하나만을 가지고 ‘나’라 하지 않고 심장 하나만을 가지고 ‘나’라 하지도 않는다. 머리와 심장, 팔다리, 내장, 손톱, 터럭까지 합쳐 내 몸이라고 한다. 손톱 밑에 가시가 박히면 아픔을 느끼면서도 다리가 거기 달려 있다는 걸 늘 자각하지는 못한다. 손도 그렇고, 내장은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일이 없지만, 이것들은 조화롭고 신기하게 연결되어 서로를 보완하고 이끌어 준다. 그러면서도 나는 그 고마움을 잘 깨닫지 못하는데, 어느 한 부위의 조직이 유독 단단히 뭉치게 되면 그것은 암이 되고, 암도 살아야겠기로 사는데 사는 행위가 자신의 임자 몸을 죽이는 일이고, 종당엔 자기도 죽는다. 지금 나는 누구를 죽이고 있는 암 같은 존재는 아닐까? 아니, 누구를 성스럽게 해준답시고“저 사람을 죽여야 그렇게 된다”면서 나 자신 미망을 광명이라 속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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