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법구] 네 둘레를 둘러봐도 사람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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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법구] 네 둘레를 둘러봐도 사람이 없구나
  • 김성동
  • 승인 2009.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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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법구

… 그 마음을 알게 되면 진작 부처 이것일세. 찾는 법을 일러보세. 누나 서나, 밥 먹으나, 자나 깨나, 움직이나, 똥을 누나 오줌 누나, 웃을 때나 골낼 때나, 일체처와 일체시에 항상 깊이 의심하여 궁구하되 이것이 무엇인고? 어떻게 생겼는가? 큰가 작은가, 긴가 짧은가, 밝은가 어두운가, 누른가 푸른가,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도시 어떻게 생겼는고? 시시때때 의심하여 의심을 놓지 말고 염념불망하여 가면 마음은 점점 맑고 의심은 점점 깊어 상속부단할 지경에 홀연히 깨달으니 천진면목 좋은 부처 완연히 내게 있다. 살도 죽도 않는 물건 완연히 이것이다. …

경허(鏡虛) 선사의 법문곡(法門曲)입니다. 진리의 문으로 이끌어 주는 말씀을 법문이라 하고 그 법문에 곡을 붙여 노래처럼 부를 수 있게끔 한 것을 법문곡이라고 합니다. 커다란 깨달음을 얻은 예전 큰스님들 가운데는 이런 법문곡 또는 참선곡을 남긴 분들이 있었습니다. 모두가 중생들을 깨달음의 저 언덕으로 이르게 하기 위한 애타는 마음에서였지요.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묵동정(語默動靜)’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착의끽반(着衣喫飯) 대인접화(對人接話)에 성성적적(惺惺寂寂)하고 밀밀면면(密密綿綿)하라’고 하였지요. 길을 갈 때나 머무를 때나, 앉아 있을 때나 누워 있을 때나, 말을 할 때나 말을 하지 않을 때나, 옷을 입고 차를 마시고 밥을 먹고 사람들과 이야기 할 때나 한결같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한결같이 끊어지지 않게 화두를 들고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요컨대 화두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어느 때 어느 곳에서라도 그렇게 한결같이 화두를 의심하고 또 의심하되 마치 고양이가 쥐 잡듯이, 닭이 알 품듯이, 주린 사람 밥 찾듯이, 목마른 이 물 찾듯이, 늙은 홀어미가 자식 잃은 뒤에 자식 생각하듯 애타고 또 애타게 화두를 의심하다 보면, 캄캄한 칠통(漆桶)이 빠개지듯이 의심덩어리가 탁 터지면서 깨달음을 얻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마침내는 그리하여 부처를 이루게 된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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