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식 탐방] 월정사 조실 비룡 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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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식 탐방] 월정사 조실 비룡 큰스님
  • 사기순
  • 승인 2009.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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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가 다 마음으로 짓는 것입니다

 “비룡 큰스님을 찾아 뵙고 싶어서 전화드렸습니다. 스님 계신지요?” 하는 기자에게 “아, 내가 비룡이요,”하시는데 뜻밖의 쩌렁쩌렁한 음성에 놀랐다. 1901년 4월 8일 생이신 비룡 큰스님의 세속 연세는 96세, 수자상을 여의셨음이실까?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한 음성이 퍽 인상적이었다.

설레이는 마음 안고 찾아뵌 노스님의 미소는 미소년보다 아름다웠다. 많은 사람들이 스님을 천진도인이라 칭하는 이유를 첫눈에 알 것만 같았다.

-스님, 그저께는 월정사에서, 어제는 대구에 가셨다는 말씀을 듣고, 오늘 약속대로 이곳 상연사 (산본 수리산 소재)에서 뵐 수 있을까 약간 걱정했었는데, 이렇게 뵙게 되어 기쁩니다. 노구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활발히 다니시는 스님의 건강이 무척 부럽습니다. 저희 젊은 사람들도 지방나들이를 다녀오면 지치는데 스님은 전혀 지쳐보이질 않으십니다. 혹 건강의 비결이라도 있으신지요?

“비결은 무슨 비결, 그런 것 없어요. 그저 마음 편하게 먹고 욕심을 줄이면 저절로 건강해집니다. 그리고 우리 스님네야 이러저러 잡다한 번뇌망상도 없고 물 좋고 산 좋은 데 사니 자연 건강할 수 밖에 없지요.”-번잡한 세속에 살다보니 마음 편하게 갖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어떻게 마음 공부를 해야 되는지요?

마음공부도 나이가 많아질수록 하기가 힘들어져요. 나이가 많아지면 그에 비례해서 잡념과 욕심도 많아지고 분별심도 깊어지게 마련입니다.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부지런히 정진해야 합니다.

거울에 때가 끼면 사물을 밝게 비춰 보지 못하듯이 마음도 마찬가지로 번뇌망상의 때가 끼면 자기 마음을 자기가 못 보게 됩니다. 수행해서 자잘구레한 티끌을 끊어버려야 해요.

마음공부는 근기에 따라 선수행, 염불수행, 사경, 진언송주 등 방법은 여러 가지 있어요. 일반인들에게는 염불수행을 권하고 싶습니다. 낮이나 밤이나 ‘노는 입에 염불한다’는 말처럼 염불해서 삼매에 들 정도가 되야 해요. 그러면 늘상 편안하고 고즈넉한 마음으로 여여하게 지낼 수 있지요.

-스님의 건강과 평온하심이 다 그 마음자리에서 온 듯싶습니다. 그런데 화식을 하지 않으시고 벽곡(적송피, 솔잎 따위와 여러 재료를 섞어 말려 꿀로 개어 다식같이 만든 것)을 하셨다는데 그것 역시 건강의 비결이 아니신지요?

“그건 또 어디서 들었누, 내 벽곡을 몇십년 했는데 요즈음에는 못하고 있어요. 담석수술을 세 번이나 하는 바람에 힘이 좀 떨어져 그 후로 줄곧 화식을 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벽곡을 할 때는 몸이 좀 가벼웠는데 화식을 하고나서부터는 무거워지더군요.”-웬만한 사람은 너무 거칠어서 입에 대지도 못할 정도라는데, 특별히 벽곡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십니까?

“스님네를 운수납자라 해요. 구름처럼 물처럼 떠돌아다니며 수행하는 떠돌이가 바로 스님들이라. 떠돌이 생활 편케 하기 위해 시작한 거지요. 산중에서 편안히 수행할 수 있고, 신도에게 폐 안 끼치고, 시주은혜도 덜고... .”

-몇 년 전 제주도 고방림 병원에서 담석 제거수술 하실 때 마취를 안 하고 하셔서 화제가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아프지는 않으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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