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빵껍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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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는 빵껍질
  • 관리자
  • 승인 2009.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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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그늘

날을 두고 비가 오지 않았던 까닭에 뜰 앞의 화단은 물론, 파를 제법 많이 심었던 앞마당마저 딱딱하게 굳어져 있었다. 영양질이 풍부한 땅도 아닌데  비마저 오지 않으니 어린 파끝이 노랗게 타 들어갔다. 이틀에 한번 호수로 목만 축여 주었으나 나아지지 않고 마찬가지더니, 며칠 새로 비가 차츰 뿌리니 언제 그랬냐는 듯 파의 몸집이 제법 굵어져 갔다.

 나는 흔히 비 온 뒤에는 이때다 싶어 화단의 잡초를 뽑아준다. 언제는 비가 안와서 자라지 못하는 어린식물이 안스러워 보였는데, 비가 오니 정작으로 같이 살아야 할 잡초는 무작정 색출하기에 바쁘다. 인간의 마음이란 참으로 묘하다. 아마도 그것은, 파는 먹어야 하므로 그래서 잡초는 파에서 부터 이탈해 주어야 하는 속물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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