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과 신앙의 밀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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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과 신앙의 밀실에서
  • 관리자
  • 승인 2009.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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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한담

  원래 나는 불교와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물론, 외가에서 미신적으로 절에 나가셨나 싶고 어머니께서도 사월 초파일에나 절구경 가시는 정도여서 나도 따라 다녔던 기억이 어렴풋할 정도였다.

  그런데 대학에 들어와 고전문학을 공부한다고 했을 때부터 불교·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그것은 '불경언해'라는 강좌에서 비롯되었지만, 우리 고전문학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거나 그 역사적인 맥락을 합리적으로 검토하는 데에 있어서 불교를 모르고는 한치 앞으로 나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점은 대학원을 거쳐 강단에서 연구하고 강의하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점차로 절실해졌던 것이다. 그동안에 불교 이론서나 불경를 나름대로 읽고 훌륭한 스님들도 찾아 배우며 산사를 찾아 머물기도 하면서 불교를 알려 하고 신앙도 조금씩 다져 가게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드디어 나는 불경이 온통 문학이라는 점을 확신하고 나아가 한국 내지 동양권 문학의 본격적인 연원과 그 주류가 불교문학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 방면에 자그마한 논문을 몇 권 내면서 차라리 나의 주전공을 '불교문학'이라고 공언하기에 이르렀다. 그것은 물론 불교문학을 제대로 연구 · 검토함으로써 우리  문학의 실상과 역사적 위상을 올바로 파악하여 보겠다는 간절한 소망 때문이었다.

  그로부터 불교에 관한 모든 서적과 불교문학에 대한 온갖 자료를 눈닿는 대로 힘이 미치는 한 열심히 모았다. 그리하여 '문학연구의 불교적 관점'이 어는 정도 갖추어지면서 고전문학 연구의 자료범위, 주제와 사상, 구성과 문체등 모든 것을 불교적으로해결하려고 힘썼다. 학문적인 대화, 대학 · 대학원에서의 강의, 대소간의 학술연구 발표, 자그마한 논고 등에 이르기까지 불교 그 자체이거나 불교에 관련되지 않는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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