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향기] 꽃 피는 봄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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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향기] 꽃 피는 봄이 오면
  • 류수민
  • 승인 2008.05.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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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봄이 꿈틀꿈틀

“프러포즈 없이는 나 당신하고 결혼 안 해요! 진짜야. 꿈도 꾸지 말라고요. 알았죠?”

몇 번이고 힘주어 말하는 내 앞에서 그는 영 난처한 표정이다. 시선을 이리 돌렸다 저리 돌렸다, 오른손을 들어 간지럽지도 않은 귓바퀴를 서너 번 만지작거린다. 안 한다고 하지는 않는 걸 보니 하긴 할 모양인가?

“이제 곧 봄이잖아. 결혼도 금방이에요. 언제 프러포즈 할 건데요?” “기다려 봐. 할 거야.”

두 손 들었다는 듯 마침내 그가 대답을 한다. 목소리에 힘이 실린 걸 보니 그냥 하는 소리는 아닌 것 같다. 그제야 나는 만족스럽게 웃는다. 당연하지, 어떻게 프러포즈도 없이 결혼을 한단 말인가? 물론 그가 알아서 프러포즈를 해 준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감동적이지만, 사정이 그렇지 않다면 옆구리를 찔러서라도 절을 받는 게 낫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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