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인터뷰] 인드라망 생명공동체 도법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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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인터뷰] 인드라망 생명공동체 도법 스님
  • 월간 불광
  • 승인 2008.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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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세상을 깨우는 소리없는 발자국

석가모니는 걷는 사람이었다. 부다가야에서 견성 성불한 직후 옛 도반인 다섯 비구를 찾아 수백km나 떨어진 사르나트까지 걸어간 이래 열반 때까지 45년 동안 많은 날을 거리에서 보냈다. 그가 간 곳이 사슴 동산이었으면 그곳은 녹야원으로 불렸고, 그가 머문 곳이 대숲이었으면 그곳은 죽림정사가 되었다. 길에서 태어난 그는 나무 아래서 깨달았고, 길에서 중생들을 만나 교화하다가 길에서 열반에 들었다.

 

 

 

 

 

2,500여 년 전엔 부처님만이 아니라 대부분이 그렇게 걸었고, 많은 시간을 길에서 보냈다. 그리고 수행자들이 밥을 빌어먹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지금은 걷는 것보다는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보편화되었고, 탁발 문화도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런데 21세기에 다시‘길’로 나선 수행자가 있다. 그가 도법 스님이다.

●●●●●●● 자신을 비우는 수행, 생명평화탁발 순례 

도법 스님은 2004년 3월 지리산 실상사를 출발해 제주도와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를 걸어 다니며 생명평화를 탁발했다. 지난 4년 동안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2만8천 리를 걸었다. 2월 12일부터는 경부대운하가 계획된 강줄기를 따라 다른 15명의 종교인들과 함께 100일간의 일정으로 걷고 있다.

생명평화탁발 순례를 잠시 쉬던 중 다시 100일 순례 길을 떠나기로 한 그를 남원 실상사 화림원에서 만났다. 지붕에 쌓인 눈이 햇살에 녹으면서 똑똑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스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다시 화림원에서 실상사까지 걸으면서 ‘걷는 것’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실상사 일대에서 귀농자들을 모아 귀농을 도우는 실천운동가이면서도 기도하는 수행자였다. 생명평화탁발 순례를 떠나기 전 3년간도 하루도 빼지 않고 실상사 대웅전에서 절을 하며 ‘생명 평화’를 기도했다.

그런 그가 걷기 시작했다. 진정한 비구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비구란 원래 밥을 빌어먹는 걸사(걸인)를 뜻한다. 실상사는 이미 대안 공동체 운동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어 그가 길을 나서지 않아도 필요한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길을 떠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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