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사회라는 현대에 들어 왔다고 해서 보살도 자체에 무슨 변화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원리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보살은 여전히 모든 불자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삶의 과정이요, 그 보살의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하나의 절실한 자각적 이타행(利他行)의 원이 있어야 하고, 그 생활의 패턴으로서는 십바라밀이 있다.
인간이 사는 세상은 그 먼 옛날이나 지금이나 또 앞으로 올 미래에 있어서나 인연 따라 이뤄지는 변화무상한 것이다. 지금은, 그리고 미래는 예전과 달리 고도의 과학기술이 발전, 각 방면에 응용되고 또 국제간의 교류가 옛 이웃마을 사이의 관계보다도 더 가까워져, 좀처럼 옛날 암흑시대의 인습이 채 사라지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뒤따라가기가 힘들 정도로 너무 앞질러 가기 때문에 저 변하지 않는 원칙들을 잘 적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따름이다.
나는 감히 지난날을「암흑시대」라고 표현해 놓고 이에 대한 나의 소감을 약간 말해야겠다고 느꼈다. 생각해 보면 오늘 우리네 텔레비전에 자주 등장하는 옛날 갓 쓰고 망건 쓰고 상투 틀고 씨받이가 어떻고, 암행어사가 어떻고, 사또가 어떻고 하던 시대는 암흑시대라 할만도 하지 뭔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봉건적이라 할 수 있는 낡은 인습에 얽매어 눈이 떠 있어도 인생의 앞이 안 보이는 그런 시대, 반야의 지혜가 없는 무명의 장야(無明長夜)가 암흑시대가 아니고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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