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불교] 서양 불교의 발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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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불교] 서양 불교의 발전 (5)
  • 에른스트 벤즈
  • 승인 2008.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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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불교

     [4] 독일 문화생활에 대한 불교의 영향(계속)

   선불교(禪佛敎)는 2차 대전까지도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는 1차 대전 후 아시아 신비주의의 위대한 발견에 따라 선 역시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당시엔 리차드 윌헬름에 의해 일깨워진, 중국 철학과 종교에 대한 열광과, 또한, 인도 종교에 대한 강조가 그 분야에 있어서 모든 다른 관심을 막아버렸다. 당시 유행하던 일본 대승 불교에 대한 지식(혹은 과소평가)은 독일의 종교 학자가 처음으로 일본에 가 선서를 만나고, 현대 선사에서의 선 수행을 알게 되기까지 수정되지 않았다. 독일 종교학의 관심을 선에로 돌린 사람은 바로 루돌프 오토(Rudolf Otto)였다. 1923년에《다스 누미노제(Das Numinose)》라는 논문집에 신비적인 비합리성의 극단적 형태로서의 좌선(坐禪)에 대한 논문을 발행했다. 거기서 오토는 신비주의의 특성으로서 인간 생존의 이율배반성과 역설을 강조하는, 그리고 때로는 비합리성을 탐닉하여 그것을 자극시키고 당황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경향을 설명했다. 오토는 선에서도 유사한 경향을 식별할 수 있었다.

   그러나 루돌프 오토의 권위도, 잘 알려지지 않은 선에 대한 지배적인 과소평가를 바꾸기엔 아직 충분치 못했다. 결정적인 전환은, 하이델베르크의 두 대학 강사인 오이겐 헤리겔과 아우구스트 파우스트에 의해 초래되었는데, 그들은 하린리히 리케르트 밑에서 철학을 공부하면서, 일본 동료 학생이 슈에이 오하사마가 임제종의 선사라는 것을 발견했다. 파우스트 박사, 헤리겔 박사, 그리고 오하사마 교수는, 플라토 · 칸트 · 피히테 등 유럽 철학인들의 원전을 합력하여 읽었다. 그런 후 그들은 철학적 용어를 선서를 번역하는 데 사용했다. 그들의 노력의 결과가 바로 루돌프 오토가 서문을 쓴《선―일본의 살아 있는 불교》라는 훌륭한 저서였다.

   헤리겔의 <궁술에 있어서의 선> 또한, 선에 친숙케 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사실 이 작은 책은 독일에서 뿐 아니라, 불어, 영어, 이탈리아어, 스칸디나비아어로 번역된 후 유럽 모두에 선에 대한 생생한 관심을 일깨웠다. 헤리겔은 개인적 신비 체험을 갖고자 하는 종교적 고독과 무집착의, 그리고 초월적인 그 무엇과 하나가 되는 체험을 갖고자 하는 노력을 통해 선에 접근하였다. 센다이의 도호꾸 대학에서 철학 교수로서 일본에 체류하는 동안, 헤리겔은 선사 밑에서 궁술을 훈련했고, 수년간의 헛된 노력 끝에 마침내 선의 신비성을 체득했다.

   후기의 발달에 있어서 선은 더욱 더 서구화되었다. 즉 불교적 바탕을 벗어버리고 근본적으로 명상의, 그리고 개념적 사고의 감옥으로부터 탈출하는 방법으로 나타났다. 이런 발달의 대부분은 1966년 95세의 나이에 서거한 D.T.스즈끼의 덕분이다. 콜롬비아 대학과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오랫동안의 활동, 그리고 서양 세계 전역에 걸친 지칠 줄 모르는 강연 여행을 통해, 스즈끼는 서구적 해석으로 선의 대의를 촉진시켰다. 스즈끼는 임제종의 지도적 인물이었고 선불교에 대한 가장 훌륭한 역사가의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불교 사원 전통 가운데 그 자신의 깊은 뿌리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른 어느 것보다도 선을 그 불교적 뿌리로부터 흔들어내어 서양인들이 받아들이기 쉽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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