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 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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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 다실
  • 관리자
  • 승인 2008.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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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미를 잡고 밭이랑에 앉았어도 부채를 들고 정자 그늘에 앉아 있어도, 땀방울은 사정없이 온 몸을 흘러 내렸다. 더위는 몸에서 발산하는 상 싶었다.

  무덥고 답답하고 견디기 어려운 삼복이었지만 우리에게 여름이 없으면 어떨까?

  우리는 한 계절을 잃고 살아야 한다. 여름의 무성함도, 물의 상쾌함도, 가을의 시원함도 여름이 주는 선물이 아니던가. 우리나라 여름은 더워서 좋다. 찌는듯한 삼복, 화로를 하늘에 엎어 놓은 듯한 염천, 역시 그래서 좋았다. 한 줄기 소나기에 곡식이 한자씩이나 자라고 피래미는 도랑에 뛰고 밝은 빛과 생기— 온 땅위에 떨치는 것, 아무래도 더위의 덕이라고 해둘 수 밖에 없다. 여름은 역시 예찬 받을 계절이다. 활활 알몸인 채 여름의 무성함을, 싱싱한 활기를, 산과 물과 장마와 바람과 그리고 소나기와 폭염을 마음껏 누릴 수 있어 좋았다.

  여름밤은 차랑차랑 호박잎에 숨은 베짱이 노래에 깊어가고, 파아란 달빛은 끝없이 이어지는 개구리의 오케스트라 속에 희어갔다.

  그러나 이젠 9월이다. 지루했던 여름도 꽁지만이 선들선들 우리앞을 지난다. 여름을 보내자니 오히려 감회에 젖게 하는구나. 어느덧 20일이 추석, 24일은 추분, 여름은 포도송이 알에 여물어 가고 폭염은 오곡의 결실 속에 잠들어 간다. 결실— 회우 여러분의 이 여름의 결실이 알차기를 빈다.

  ♣ 전남 구례에 있는 화엄사는 지린산 중의 종찰이라 할 역사적 대찰인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신라 진흥왕 5년에 녹기조사가 창건하고 의상대사가 이곳에서 화엄을 선양하여 해동 화엄종의 수사로 삼음으로써 그 역사는 더욱 빛나게 됐던 것. 우리의 머리에 무엇보다 떠나지 않는 것은 장엄한 각황전과 수려를 극한 수많은 탑과 석물이다. 도광선사가 주지에 취임한지 6년, 그동안 사찰의 기초 석축서부터 시작하여 모든 가람 전각을 일신 중수하더니 이번에는 각황전 본존 3여래 4보살 상의 개금을 하였다. 실로 놀라운 큰 공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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