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구경]
저는 마음이 울적하거나 무언가 그리울 때는 시장 구경을 곧잘 나갑니다. 시장은 언제나 북적이는 활력에 차 있습니다. 사람 사는 냄새도 가득 하며, 우리가 잃어 버렸던 아득한 옛날의 모습이 아직도 그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어릴 때 어머님 손을 잡고 시장을 가노라면 저의 눈길을 가장 끄는 것은 이제 막 김이 무럭무럭 피어 나는 찐빵찌는 가게였습니다. 무럭무럭 피어나는 김 위로 몇 겹으로 쌓아 놓은 찐빵은 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경이롭고 배가 부른 일이었지요...
거기다 지나 가는 길목 곳곳에 얼마 안되는 나물이며 여러 잡화를 놓고 우리를 부르는 주름살 깊은 할머니 얼굴은 제게는 기억도 없는 돌아 가신 외할머니의 모습을 떠 올리게 했지요.
저는 네 발 달린 고기를 파는 정육간은 쳐다 보기도 싫어 하지만, 대야에 담긴 채 노닥거리는 미꾸라지며 문어며 이제 막 잡힌듯한 생선은 웬지 눈길이 자주 갑니다.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 참 신기하고 귀여워서 그럽니다.
바다에서 사는 이런 생물은 그 모습이 다들 다르지 않습니까? 조개며 해삼이며 새우며 가재며 생선은 모두 하나도 같은 것이 없고 경이마저도 불러 일으킵니다.
또한 가끔씩 풍기는 바다 냄새는 잊어 버렸던 고향을 떠 올리게도 하고(제가 자라던 부산에서는 바람만 불면 늘 실려 오던 그런 것이었으니까요!), 고향과 함께 잊어 버렸던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도 같이 떠 올려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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