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새해를 옹골차게 꾸미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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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새해를 옹골차게 꾸미련다
  • 김성배
  • 승인 2008.01.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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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한해를 맺는다

 또 한 해가 무한한 시공(時空)을 안은 채 아쉽게 저물어 간다. 정월 초하루 새벽녘에 목욕재계 경건히 예불한 다음 책상 앞에 단정히 앉아 올해 만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꼭 실천해야겠다고 제법 푸짐한 일들을 설계하여 정진할 것을 다짐한 것이 어제 같은데, 무정한 세월은 화살 같이 흘러갔다. 화려했던 꿈은 깨어지고, 부풀었던 희망은 이루지도 못한채 또 한해가 저문다.

 인자한 어버이가 되어 가족들을 극진히 사랑한다는 것도, 훌륭한 스승이 되어 자랑스러운 제자들을 많이 훈도하겠다는 맹세도 내가 맏은 도서관을 혁신적으로 알차게 운영해 보겠다는 다짐도 모두모두 뜻대로 아니 되고, 수포로 돌아갔으니 정말 따분한 신세요, 쓸모없는 인생이 아닌가?

  어느 철인(哲人)은
「지나치게 과거를 생각하지 마라. 오직 내일 만을 향하여 돌진하라.」
고 외친 바 있으나, 워낙 마음의 밭이 좁고 내일을 꿰뚫어 보는 눈트임이 없는 좁쌀 같은 소인인 까닭에 자꾸만 한 해를 보관`보냄이 이렇듯 아쉬운 데는 어찌하랴 ㅡ .

 그러나 나라와 겨레 위에는 기쁜 일 영광스러운 일, 눈물겹도록 반가운 일들이 많이 있었고 이루어졌다. 세계 올림픽 대회에 가서 역사이래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태극기를 몬트리올 하늘 높이 휘날렸던 일, 재일 조총련 동포들이 수 십년 만에 조국의 땅을 찾아 꿈에 그리던 부모 형제와 만나 혈육의 정을 눈물겹도록 마냥 누리고 흐뭇한 심정, 방향 전환의 굳은 결의로 돌아간 일, 과거에 없었던 대풍년이 들어 식량 걱정을 덜 하게 된 일. 수 십억불의 수출 목표를 이미 돌파하여 나라의 살림이 더욱 부흥 되어 가는 일. 전국 방방곡곡은 새마을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어 잘 살게 되었으니 이 어찌 기쁘지 않으리오. 특히 흐려져가고 흔들리며, 불순해 지는 우리말과 우리글을 곱고, 바르고, 아름답고, 깨끗하게 쓰려는 국어순화 운동이 요원의 불꽃처럼 번져 가고 있는 일은 겨레의 주체성 확립과 투철한 국가관 · 민족관을 지니게하고 겨레문화의 향상 발전을 위한 일로서 지극히 다행스러운 일이다.

 불교계에도 새바람이 일어났다. 동국 대학교 주최로 열렸던 세계 불교학술 대회는 한국 불교의 심오한 경지와 한국 민족의 탁월한 불심을 높게 승화 부각시켜 세계의 불교는 한국으로부터, 한국불교는 세계무대로 뻗어가는 기틀과 힘을 뿌리 깊이 박아 놓았다.

 불교종단의 대동 통합운동과 불교계 정화운동, 그리고 교화 포교의 강화며 신도 확충 운동, 종단 사업의 적극 추진 등 눈부신 양상을 보여 바야흐로 한국 불교계는 도약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또 하나 한국 불교계뿐 아니라, 민족적 거사요, 세계불교문화에 크게 공헌할 수 있는 귀중한  문헌 자료 「팔만대장경」의 완전 복간을 본 일이다. 수 백년래의 숙원이었던 팔만대장경의 복간은 한국 불교와 동국대학교의 참된 모습의 반영이라 하겠다.

 하지 않음으로서의 비통스러운 결과 보다 함으로서의 얻어지는 이득의 철학을 알아야겠다. 반드시 이해관계 만을 따지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이든 좋은 구상아래 영단성 있게 용감하게 실천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없다는 진리를 깨닫자는 말이다. 글발로만 꾸며놓는 게획이 아니요, 말로만 하는 구두선이 아니라,실천 실행의 정진말이다. 백 마디 말 보다 한 가지 행동과 실천이 더욱 존귀하다는 가치관 말이다.

 해가 뜨고 달이 지며, 달이 가고 해가 쉬임 없이 오는 것은 대우주의 섭리요, 자연현상이라 이를 누구도 막지 못한다. 붙잡지도 막지도 못할 그리고 빨리 가라고 재촉할 수도 없는 세월.

 그것을 부처님은 없음[無]이요, 빔[空]이요, 둥금[圓]이라 가르치시고, 범인(凡人), 속인들은 이를 허무니, 무상이니, 공백이니 하고 덧붙였겠다. 정말 시간과 세월은 없음이요, 텅 비임이요,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 지를 모르는 둥금이요, 하나의 점이다. 이 무한대 무진장한 시공을 메꾸기 위해 중생들은 아귀 다툼을 하고, 웃고 울며, 낳고, 자라고, 병들고, 죽어가는 것이 아닌가? 오욕(五慾)에 사로 잡히고 칠정(七情)에 얽매어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참됨이 무엇이고 참 삶이 무엇이며, 참인생이란 무엇인가? 무와 공과 원이 무엇인가를 평생을 두고 골돌이 생각하고 배워도 도무지 모르겠다. 어느 분이 무각대사라고 칭하였다면 나는 무각소사도 되지 못하니 억울하고 분하기 그지없다.

 이 글발이 원고지 한칸 한칸을 메꿔 나가는 찰라찰라에도 시간은 자꾸만 흘러 저물어 가는 이 해의 막바지에 가까워만 간다.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한 나의 병진년아 빨리 잘 선뜻 가거라. 나는 나의 새로운 꿈을 이룩할 수 있는 마음의 새해를 옹골차게 꾸미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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